강원도가 추진하는 ‘한중문화타운’ 조성 사업에 대한 논란이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강원도와 이 사업 시행을 맡은 코오롱글로벌은 “중국 자본이 투입되지 않았다”며 해명하고 나섰지만, 사업 철회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글에 60만 명이 넘는 사람이 동의했을 정도로 인터넷상 반대 의견이 거세다. ‘반중 정서’가 확산되면서 강원도를 비롯해 중국 문화 체험 공간을 조성하려던 지방자치단체와 민간기업이 곤욕을 치르는 모습이다.
25일 청와대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국민청원에 올라온 ‘강원도 차이나타운 건설을 철회해주세요’라는 청원에는 23일 기준 64만 명이 동의했다. 이 청원은 ‘30일 안에 20만 명 이상 동의’라는 요건을 충족했기 때문에 청와대나 관견 부처가 공식 답변을 내놓아야 한다.
해당 청원이 지칭한 강원도 차이나타운 건설 사업은 춘천·홍천 일대에 있는 라비에벨관광단지에 한중문화타운을 조성하는 사업을 말한다. 라비에벨관광단지는 484만㎡ 규모의 부지로 2009년 관광단지로 지정됐다.
민간 시행사인 에이엠엘앤디가 ‘무릉도원 관광단지’란 이름으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자금난으로 회사가 어려워지면서 시공사였던 코오롱글로벌이 2013년부터 떠안았다. 지금은 전체 부지의 3분의 1가량만 ‘라비에벨CC’라는 골프장으로 운영 중이고, 나머지는 빈 땅이다.
코오롱글로벌은 부지 개발을 위한 투자 유치를 시도해왔다. 이 과정에서 강원도와 코오롱글로벌은 한류 영상 테마파크, 중국 전통 공원, 소림사, 중국 푸드존 등 공연·체험공간을 조성해 중국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2019년 12월 강원도와 코오롱글로벌, 내외주건, 중국 인민망 등이 참여해 사업을 위한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사업 계획 수립 단계에서 실무 합작법인을 설립한 상태”라며 “여러 사업 아이템을 두고 고민하는 단계로 아직 투자 유치가 성사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경기 포천에서도 ‘스마트팜 빌리지’를 만들면서 이곳에 차이나타운, 공자마을 등 중국 문화와 관련된 관광 시설을 조성한다는 계획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일자 포천시는 “민간업체로부터 관련 제안이 들어온 적은 있지만 추진 계획이 없다”고 해명했다. 한 지자체 고위 관계자는 “반중정서가 커지면서 중국 자본을 끌어와 지자체 사업에 투입하는 시도조차 해보기 어려워진 분위기”라고 토로했다.
최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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