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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 마감시간을 영어로 데드라인(deadline)이라고 하는데 그 시간을 넘기면 아무리 좋은 기사나 글도 생명력이 없다는 뜻일 것이다. 따라서 글 쓰는 것을 본업으로 하는 분들도 원고 마감시간이 다가오면 큰 스트레스를 받는데, 필자도 이번에 한경에세이를 연재하면서 두 달 동안 그 느낌을 절실히 체험했다.

평소에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회현상이나 업무수행 과정, 사람들과의 대화 속에서 교훈을 얻거나 생각할 거리를 얻는 습관이 있었기에 이를 바탕으로 큰 부담 없이 에세이를 작성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1주일에 한 번씩 다른 주제를 정해 글을 쓴다는 것은 일상 업무와 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큰 부담이었다는 것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필력이 부족한 비전문가로서는 문장력보다는 글의 ‘주제’가 중요하다는 결론에 다다르니 주제 선정에 더욱 신경이 쓰였다. 평소에 생각했던 주제도 있었지만 시사성 있는 새로운 주제를 찾기 위해 뉴스 검색에도, 사람들과의 대화에도 더욱 신경이 쓰였다.

또 한 가지 어려움은 주요 일간지의 귀한 지면을 할애해 글을 싣는 것이니 그 주제가 무언가 공익적이고 긍정적이어야 한다는 부담이었다. 많은 고민 끝에 결국 사람들이 흔하게 일상생활에서 ‘공유’할 수 있는 내용을 주제로 정하기로 했다. 모든 사람의 생각이 같을 수 없고 동일한 주제에 대해서도 의견이 다양하겠지만 누구나 생각해보거나 경험해본 주제를 다루는 것이 독자들의 넓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 것이다.

이제는 오래된 이야기지만 대학의 정교수, 부교수, 조교수의 자세와 특징을 다음과 같이 구분하기도 한다. 대학에 갓 부임한 조교수는 학생들에게 자신의 실력과 열정을 보이기 위해 ‘자신이 아는 것 이상’을 가르치려고 밤을 새워 강의 준비를 한다. 경험이 좀 쌓인 부교수들은 그런 부담감을 덜고 ‘자신이 아는 것’만 가르친다. 반면에 경륜이 쌓이고 현실을 파악한 정교수는 ‘학생들이 이해할 수 있는 만큼’만 가르치게 된다고 한다. 이렇게 학습자 중심으로 제공된 강의가 내용도 잘 전달되고 대체적으로 학생들로부터 반응도 좋다.

신문지상과 공중파를 통해 수많은 세상 이야기가 대중에게 전해진다. 사람 사는 세상이니 미간을 찌푸리게 하는 사건 사고가 있는 반면 ‘이래서 세상은 살 만하다’고 생각하게 하는 미담도 많다. 이제는 신문지상에서 ‘나’의 주장이 너무 강하거나 ‘나만의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공유하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많이 다뤄졌으면 한다. 그래서 이 사회가 많은 사람이 공감하는 문제를 함께 해결해 가는 공동운명체라는 인식을 깨우쳐주면 좋겠다. 그럴 때 언론이 우리 사회를 건전하고 희망적인 방향으로 이끄는 소중한 등대 역할을 하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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