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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절개 아기' 땅콩 알레르기 가능성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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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절개 아기' 땅콩 알레르기 가능성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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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제왕절개로 아기를 출산하는 산모가 늘고 있다. 지난해 의학 학술지 ‘란셋’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15년까지 세계적으로 제왕절개 수술이 매년 4%씩 늘었다. 전문가들은 산모의 평균 연령이 높아지고, 고위험 임신이 늘어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제왕절개는 산모와 아기의 건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수술이지만, 고위험 임신이 아닌 경우에는 오히려 아기의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앨버타대 연구진은 최근 제왕절개로 출산한 아기는 자연분만에 비해 땅콩 알레르기가 발생할 위험이 최대 8배 더 높았다고 발표했다. 아시아계 어린이의 경우 알레르기가 생길 가능성이 더 높았다.

연구진은 영아 1422명의 장내 미생물을 4개월간 수집해 조사했다. 그 결과 제왕절개 아기에게서 면역체계가 발달하는 데 중요한 박테로이데스과의 미생물이 매우 적은 것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이와 더불어 만 1세, 3세 아이들에게 달걀, 우유, 땅콩 등에 대한 피부 반응 검사를 했다. 피부 반응 검사는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을 소량 피부에 주입해 알레르기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다. 그 결과 박테로이데스가 적은 아기는 3세까지 땅콩 알레르기가 발생할 위험성이 3배 높았다. 아시아계 아기는 최대 8배까지 높았다.

또 박테로이데스가 적은 아기는 세포의 발달과 신호 전달에 반드시 필요한 단백질인 ‘스핑고리피드’ 수치도 낮았다. 연구를 주도한 아니타 코지르스키 교수는 “스핑고리피드가 결핍된 면역세포는 음식 알레르기를 유발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땅콩 알레르기는 약 2%의 아이들에게서 나타나는데, 이는 과도한 면역반응인 아나필락시스를 일으킬 수 있다. 연구진은 논문을 통해 음식 알레르기가 있는 아기는 커서 천식과 습진, 알레르기성 비염에 걸릴 위험이 더 크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자연분만으로 태어난 아기는 태아가 밖으로 나오는 통로인 산도를 통과하면서 유익한 미생물을 많이 얻은 것으로 봤다.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도 있다. 2019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는 산모와 태어난 지 한 달 된 아기의 장내 미생물을 분석한 연구가 실렸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진은 자연분만으로 태어난 아기의 경우 산모와 장내 미생물의 구성이 비슷했다고 밝혔다. 반면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기에게는 산모보다 병원에서 발견되는 미생물이 많았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기에게서 병원성 미생물이 발견될 확률은 83%였지만, 자연분만 아기는 49%에 그쳤다.

코지르스키 교수는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기에게 프로바이오틱스를 먹이거나 유익한 미생물을 늘려주기 위해 산모의 질액을 바르는 시술도 큰 효과가 없었다”며 “가장 좋은 방법은 의학적으로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자연분만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자연분만이 아기뿐만 아니라 산모가 건강을 회복하는 데도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출산 후 자궁 수축이 빠르고 수술로 인한 과다 출혈이나 요로감염 위험도 낮기 때문이다. 산후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낮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최지원 기자 jw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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