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잡앤조이=이진호 기자] 영산대 초기창업패키지사업단은 경남 지역 유일의 초기 창업기업을 지원하는 기관이다. 영산대는 2017년 세대융합창업캠퍼스 사업을 시작으로 올해로 5년째 중소벤처기업부 사업을 운영 중이다. 초기창업패키지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고 창업진흥원이 운영하는 창업 사업이다. 3년 이내 스타트업의 사업 안정화와 성장을 지원한다.
영산대가 꾸준히 중기부 창업 사업에 선정된 것은 여석호 영산대 초기창업패키지사업단장의 역할이 컸다. KT 계열사 대표이사를 맡았던 여 단장은 본사업의 초대부터 꾸준히 초기창업패키지사업단장을 맡았다.
경남 지역 대학 중 유일하게 주관기관에 선정된 비결로 여 단장은 “우리 대학은 형식적이 아니라 기업에 실제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며 “투자 설명회 하나를 기획해도 2개월 전부터 기업과 투자자가 서로를 알아 갈 수 있는 기간을 거쳐 진행한다”고 말했다. 지난 4월 12일 경남 양산시 영산대 양산캠퍼스에서 여 단장을 만났다.
지난 성과를 돌아본다면.
“영산대는 지금까지 4년간 90개 기업을 육성해 성장시켰다. 매년 20여개 기업을 선정해 1년 단위로 육성을 했다. 평균 10개월의 육성 기간 동안 기업 당 평균 매출 3억원, 고용창출 3명, 투자유치 0.6억원의 실적을 냈다. 올해도 20개 기업을 모집한다.”
초기창업패키지 사업으로 어떤 프로그램을 운영하나.
“스타트업의 안정적인 성장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초기창업패키지는 기업에 시제품 제작, 지적 재산권 취득, 마케팅 등의 사업화 자금을 지원한다. 기업당 평균 지원금은 7000만원으로 최대 1억원까지 지원한다.”
영산대만의 강점은 무엇인가.
“영산대는 프로그램 하나를 해도 형식적이 아니라 기업들이 진짜 원하는 것을 진행한다. 예를 들어 소비자 만족도 조사를 하면, 단순 조사에 그치지 않고 직접 소비자 구매까지 이뤄질 수 있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지방자치단체의 네트워크가 뛰어난 점도 강점이다.”
지역 사회와 연계해 지원하는 부분은 어떤 것이 있나.
“영산대는 경상남도, 양산시와 함께 협업을 진행한다. 관계기관 협업 포럼을 영산대가 주도해 개최한다. 창업 기업 육성을 위해서는 지자체의 역할이 크다. 그 부분을 강조해 경상남도와 양산시로부터 해마다 초기창업패키지 지원 사업비의 10%를 받고 있다. 지자체와 함께하는 대표 프로그램은 ‘장년인재서포터즈’다. 기술 경력을 가진 은퇴자를 스타트업에 연결하는 프로그램이다. 스타트업은 경력은퇴자를 통해 기술력과 네트워크를 얻을 수 있다. 은퇴자 역시 재취업의 기회가 제공된다. 서로 도움이 되는 정책이다. 현재까지 69명이 연결되는 성과를 냈다.”
초기창업패키지사업단에는 몇 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나.
“5명의 전담 매니저가 근무하고 있다. 영산대는 직원들의 근속 연수가 길다. 사업 시행 후 인원 변동이 한 번도 없었다.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직원들의 역량도 뛰어나다. 전담 직원 전원이 창업보육 전문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직원들의 창업지원 경력이 풍부해야 창업자들의 필요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다.”
육성 스타트업 중에 성공 사례가 있다면.
“지난 4년간 90개 졸업 기업 중 2곳을 제외한 88개 기업이 과거보다 매출이 성장했다. 졸업 기업 대부분 우수하다. 그중에서도 손에 꼽는 기업은 2019년도 졸업 기업인 ㈜우정엔지니어링이다. 창업 당시 2명의 직원에 매출이 1억원 정도였던 기업이다. 영산대 지원을 받고 성장한 우정엔지니어링은 지난해 2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4명의 정규직원에 1000평 이상의 공장을 건립하는 성장을 기록했다.”
스타트업들의 투자유치는 어떻게 돕나.
“영산대는 창업 기업의 투자 활성화를 위해 지역의 투자기관 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 투자 협력기관과 연계해 투자유치 올인원(ALL-IN-ONE)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영산대는 투자실적이 높은 편이다. 투자기관과 네트워크가 잘 갖춰졌기 때문이다. 영산대와 투자 확약서를 쓰는 투자기관이 7곳이다. 이를 통해 매년 5억원의 투자 금액이 보장된다. 그만큼 탄탄하게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믿음이 있어 투자기관이 영산대에 투자한다. 창업기업의 기업설명(IR) 기초역량 향상을 위해 교육과 멘토링, 통합 IR도 운영한다.”
투자 네트워크 확보는 어떻게 했나.
“창업 기관을 위한다면 기관장이 직접 발로 뛰어야 한다. 투자해달라고 좇아다녀야 한다. 그동안 직접 만나면서 네트워크를 많이 쌓았다. 부산 경남에는 엔젤투자 15개, 액셀러레이터 11개, VC가 10여개 있다. 이들 모두가 영산대와 네트워크를 맺고 있다. 신뢰가 쌓이면서 투자기관들이 먼저 투자를 약속하기도 한다.”
판로개척은 어떻게 지원하나.
“영산대는 판로개척을 위해 2개월 전부터 일반 기업과 스타트업을 연결한다. 이 기간에 기업은 스타트업을 분석하고 그에 맞는 판로개척을 지원한다. 두 달여의 과정을 통해 서로를 알아가고 최종 B2B 캠프를 진행한다. 캠프는 그동안의 공유 내용으로 업무 협약을 맺는 자리다.”
재학생들의 창업에 관한 관심은 어떤가.
“영산대는 1학년 전원이 창업 교과목을 수강한다. 창업에 대한 기본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그에 따라 꾸준히 창업에 관한 관심이 늘고 있다. 창업동아리 운영도 활발하다. 창업동아리는 시제품을 만들거나 경진대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영산대는 교내외 동아리 지원도 활발하다. 지난해 연말 경남지역 대학생을 대상으로 ‘제1회 경남지역 창업동아리 경진대회’도 영산대가 개최했다. 올해 2월에는 ‘제1회 부울경 고교 창업아이디어 경진대회’도 열었다.”
올 한해 목표가 있다면.
“올해 초기창업패키지를 통해 20개 기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20개 스타트업을 좋은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1차 목표다. 추가로 졸업 기업을 포함해 영산대 지원을 받은 기업 중에 대기업 인수?합병(M&A)이나 기업공개(IPO)가 이뤄지는 것이 2차 목표다.”
여석호 영산대 초기창업패키지사업단장
영산대 교수
부산영화영상산업협회이사(2018.01~현재)
(사)늘푸른장학회이사(2007.12.1.~현재)
KT자회사 대표이사(2010.01~2013.03)
jinho2323@hankyung.com
[사진=김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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