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상희 국회부의장(
사진)이 대정부질문 과정에서 마이크가 꺼진 줄 알고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아주 신났네. 신났어"라고 발언을 했다. 이에 국민의힘에서는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김 부의장은 지난 1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이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에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 중립성 문제를 지적한 뒤 자리로 돌아가면서 국민의힘 의원들로부터 격려를 받는 모습을 보며 나지막이 "아주 신났네, 신났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김 부의장의 발언은 다음 질문자인 박성준 민주당 의원이 발언석에 나와 있던 상태에서 나왔다. 이에 김 부의장은 자신의 마이크가 꺼진 상태인 줄 알고 이같이 말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박기녕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떠올리게 하는 오만방자한 발언이 나왔다"며 "누구보다 중립적이어야 할 국회부의장이 대정부질문에 나선 야당 의원들을 향해 조롱성 발언을 하다니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추 전 장관은 지난해 7월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에서 "소설 쓰시네"라고 말했다가 두 달 뒤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저에 대한 공격은 참겠는데 당일 아들에 대한 상당히 불편한 질문을 하길래 '이건 좀 심하다는' 모욕감을 대변했던 독백이었다"며 고개를 숙인 바 있다. 추 전 장관은 또 "스피커(마이크)가 켜져 있어 그렇게 나가버린 것 같은데 죄송하다"고 전했다.
박 부대변인 김 부의장의 발언과 관련해 "국민이 직접 선출한 국회의원이 정부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신성한 자리에서 모욕적 언사를 내뱉은 것은 그 자체로 국민을 무시한 것"이라며 "반성하고 혁신하겠다던 여당의 다짐은 결코 진심이 아니었음이 오늘 대정부질문을 통해 여실히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김 부의장은 공명정대하게 국회를 이끌어가라는 국민의 명령을 상기하고 해당 발언에 대해 즉시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