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냉동물류(콜드체인), 유럽 화물운송 주선(항공 포워딩), 자동차 운반선을 통한 대형중량 화물 운송…. 최근 현대글로비스가 힘을 쏟고 있는 미래 먹거리들이다. 차량 운반이라는 기존 사업 영역을 뛰어넘어 글로벌 종합 물류사로 거듭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최근 대형 중량화물 운송 사업을 육성하겠다고 발표했다. 글로벌 인프라기업 A사의 의뢰를 받아 화력 및 풍력 발전설비를 미국 볼티모어와 독일 브레머하펜 등으로 운송한 게 계기가 됐다. 이 화주는 컨테이너선을 확보하는 게 어려워지자 현대글로비스의 자동차운반선을 대안으로 선택했다. 현대글로비스는 20피트(약 6m) 컨테이너 370개 분량 규모의 발전설비를 자동차운반선에 실어 4회에 걸쳐 옮겼다. 현대글로비스는 올해 대형 중량화물 운송량을 지난해(컨테이너 1만3500개 규모)의 두 배 수준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대형 중량화물은 산업 및 발전설비, 전동차, 건설 및 광산 장비 등 컨테이너에 싣지 않은 상태로 배에 실리는 화물을 뜻하는데,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본격적으로 대형 중량화물 운송 영업을 시작했다.
이 회사는 최근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항공 포워딩을 위한 직영 사무소도 설립했다. 프랑크푸르트 공항은 1년에 약 200만t의 화물이 오가는 유럽 최대 항공 화물 중심지(허브)다. 현대글로비스는 자동차 부품, 하이테크 부품, 의료기기, 냉장·냉동 제품 등 다양한 고부가가치 화물을 유럽에서 한국으로 운송하기를 원하는 고객사를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조만간 미주 지역 항공 물류 사업에도 본격 진출하겠다는 목표다.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공항을 핵심 거점으로 삼고 현지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냉장·냉동물류 사업을 키우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신세계그룹 온라인몰 SSG닷컴의 신선상품 배달에 1t 전기트럭을 시범 투입한 게 대표적 사례다. 현대글로비스와 SSG닷컴은 서울 및 수도권 지역에서 시범운행한 뒤 추후 친환경 배송차량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시범운행에 투입된 차량은 ‘포터 일렉트릭’이다. 1시간 급속 충전을 하면 약 150㎞를 주행할 수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차량을 개조해 차체와 냉장·냉동칸의 전기 배터리를 분리했다. 화물칸의 안전성을 높이고 주행 효율을 향상하기 위해서다. 온도를 실시간 체크해 적정 온도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모니터링 장비도 적용했다.
지난해엔 폭스바겐, 아우디, 포르쉐, 벤틀리 등이 유럽에서 중국으로 수출하는 물량을 운송하는 계약을 따냈다. 계약은 기본 3년으로 2년 연장할 수도 있다. 총 계약금액은 5182억원(5년 계약 기준)이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