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4월15일(16:1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탈통신’을 선언한 SK텔레콤이 신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4000억원 규모의 티맵모빌리티 투자 유치를 마무리한데 이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도 뛰어들며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SKT는 지난주 국내외 사모펀드(PEF)로부터 모빌리티 법인 티맵모빌리티에 대해 4000억원 규모 투자금 유치를 마무리했다. 신규 투자자로 어펄마캐피탈과 이스트브릿지파트너스가 참여하기로 했다.
실탄을 확보한 티맵모빌리티는 최근 출범시킨 ‘우티(UT)’를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T’의 대항마로 키울 계획이다. 우티는 글로벌 차랑공유 플랫폼 ‘우버’와 함께 출범시킨 조인트벤처(JV)다. 우버는 이를 위해 티맵모빌리티와 JV에 각각 5000만 달러(약 560억 원)와 1억 달러(약 1124억 원)를 투자했다. SKT는 티맵모빌리티를 향후 5년 내 4조5000억원 규모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티맵모빌리티가 순조롭게 투자 유치를 성사시킨 것은 우버의 역할이 컸다. 국내 모빌리티 시장은 카카오모빌리티가 이미 80% 이상을 장악하고 있어 독주체제나 다름없다. SKT는 후발주자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글로벌 전략적 투자자 우버를 먼저 우군으로 끌어들였다. 전략은 적중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최대 모바일 네비게이션 티맵에 우버가 지닌 모빌리티 역량을 더한다면 상당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우티 출범식 날 구글을 전략적 투자자로 맞이한 사실을 공개한 것도 티맵모빌리티를 견제한 행보로 해석된다.
SKT는 매각가 5조원 규모에 달하는 이커머스 업체 이베이코리아 인수도 추진 중이다. 이베이코리아는 지마켓, 옥션을 운영하는 국내 3위 플랫폼이다. 이베이코리아가 매물로 나왔을 때만 해도 SKT는 주요 후보군으로 거론되지 않았지만 예비입찰에 깜짝 등장하면서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이커머스도 SKT가 핵심 사업 부문으로 꼽는 분야 중 하나다. SKT는 이커머스 자회사 11번가를 보유하고 있다. SKT가 지난해 세계 최대 유통 플랫폼 아마존과 손을 잡은 것도 11번가를 글로벌 유통 허브 플랫폼을 키우겠다는 그림의 일환이다. SKT가 이베이코리아까지 품는다면 국내 이커머스 업체 쿠팡에 맞서는 강력한 플랫폼으로 거듭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마켓, 옥션은 11번가와 마찬가지로 사업 모델이 오픈마켓 형태라는 점에서 인수시 상당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KT 내에서 이같은 전략을 주도하는 인물은 하형일 코퍼레이트2센터장과 송재승 기업개발그룹장이다. 이들은 SKT 탈통신 전략을 기조로 신사업 분야 투자를 이끄는 ‘쌍두마차’다. 하 센터장은 삼정KPMG, 맥쿼리, 송 그룹장은 맥쿼리, 도이치증권, 골드만삭스 등을 거친 IB 전문가다. 2018년에 SKT에 합류한 두 사람은 SKT가 신사업 분야인 미디어, 보안, 이커머스, 분야의 투자를 주도하고 있다. 이는 SKT를 투자와 사업 부문을 분리하는 중간지주사로 전환하는 지배구조 개편 작업의 일환이기도 하다. 티브로드- 브로드밴드 합병, SK인포섹- ADT캡스 합병 작업 모두 이들의 손을 거쳐 성사됐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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