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유통업계에 이어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시장에서도 '속도 경쟁'을 촉발했다.
배달 앱 시장 후발주자 쿠팡이츠가 '한 번에 한 집 배달'을 내세우며 입지를 빠르게 넓히자 업계 1위 배달의민족(배민)에 이어 위메프오까지 이같은 '단건 배달' 서비스로 맞불을 놨다. 시장에 새로운 경쟁자가 뛰어들며 경쟁을 촉발하는 '메기 효과'인 셈이다.
위메프오, '단건 배달' 추진…1위 배민도 6월 선보여
단건 배달을 앞세운 쿠팡이 점유율을 늘려나가자 후발주자인 위메프오도 단건 배달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위메프오는 위치 기반 서비스 개발사 LK ICT와 업무 협약을 맺고 음식 주문과 배달 라이더를 일대일로 매칭하는 시스템 구축에 나선다고 15일 밝혔다. 위메프오는 배달 대행사를 활용한 일대일 배달, 개인 배달원과 일대일 연계 등 다양한 단건 배달 모델을 추진할 방침이다.
위메프오 관계자는 "고객과 점주의 편의성, 만족도를 모두 높이기 위해 단건 배달 서비스 구축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업계 1위인 배민도 단건 배달 경쟁에 뛰어들었다. 배민은 오는 6월 서울 일부 지역에서 단건 배달 서비스 '배민1(배민원)'을 선보인다. 배민은 쿠팡이츠에 대한 대응책으로 앞서 45분 내에 배달을 보장하는 '번쩍배달' 서비스를 선보였으나 이를 다시 배민원으로 개편하기로 했다.
업계 1위가 쿠팡이츠 방식에 맞대응하면서 올 하반기 배달 속도 전쟁이 한층 가열될 전망.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음식 배달 플랫폼의 시장 점유율은 배민 63.2%, 요기요 29%, 쿠팡이츠 6.3%다.
전국구로 뻗어나가는 쿠팡이츠…분사로 탄력
쿠팡은 '쿠팡이츠' 일부 사업을 분사해 본격적으로 사업 확장에 나선다. 이달 9일 서버가 다운돼 배달 주문이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던 쿠팡은 자회사를 만들어 이용자 문의 사항에 실시간으로 응대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최근 지분 100% 자회사 '쿠팡이츠서비스'를 설립해 앱 개발 등 정보기술(IT) 부문은 쿠팡 본사가 맡고, 배달 파트너 지원 및 배달 파트너 운영을 위한 서비스팀 관리는 별도 법인이 맡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 쿠팡이츠서비스 대표는 2019년 합류해 쿠팡이츠 초기 서비스 입지를 다진 장기환 씨가 맡았다.
쿠팡은 "전국적으로 늘어나는 수요에 호응하기 위해 전문화된 자회사 출범을 결정했다"며 "쿠팡이츠의 모든 이용자들에게 한층 더 강화된 서비스와 지원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쿠팡이츠는 배달원 한 명이 한 건의 주문을 배달하는 방식을 내세워 수도권에서 입지를 빠르게 넓혀왔다. 서울 강남 3구가 주력이었으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영역 확장에 나섰다. 부산에 이어 강원·전라 등 비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서비스를 시작했고, 제주 진출도 앞두고 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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