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골프의 살아있는 '전설' 게리 플레이어(남아공)의 아들이 마스터스 골프 대회가 열리는 오거스타내셔널GC로부터 영구출입정지 처분을 받았다.
14일(한국시간) 골프다이제스트 등 골프 전문 매체에 따르면 오거스타 내셔널GC가 플레이어의 아들 웨인 플레이어에게 출입 금지 조처를 내렸다. 웨인은 마스터스 기간뿐 아니라 어떤 경우에도 오거스타에 입장하지 못한다. 이같은 사실은 웨인의 형 마크 플레이어의 SNS를 통해 알려졌다.
웨인은 지난 8일 마스터스 개막식 시타 행사에 아버지의 캐디를 맡았다. 이때 중계 화면에 골프볼 '온코어' 로고가 잘 보이도록 의도적으로 노출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웨인은 '온코어'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흑인 선수로는 처음 마스터스에 출전한 리 엘더(미국)가 소개되는 장면에 로고를 노출했다. 엘더의 시타는 역사적 의미가 컸기에 시청률이 가장 높은 순간이었다.
웨인의 행동에 대해 마스터스의 전통을 상업적으로 이용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웨인은 골프다이제스트에 "의도적인 건 아니었다"면서도 "아버지가 어떤 볼을 쓰는지 팬들에게 알리면 좋겠다는 생각밖에 하지 않았다"고 말해 로고 노출을 인지하고 있었음을 사실상 인정했다.
'온코어' 최고경영자(CEO) 키스 블레이클리는 성명을 통해 "웨인 플레이어에게 시타 행사 때 로고를 노출하라는 부탁이나 지시를 한 적은 없다"며 "엘더에게 쏟아진 관심과 존경을 훼손했다면 송구하다"고 밝혔다.
게리 플레이어의 차남인 웨인은 2018년 마스터스 때는 임대한 집에 약속한 임대료를 주지 않아 사기죄로 체포된 전력이 있다.
이번 사건으로 게리 플레이어의 장남인 마크와 불화도 수면 위로 떠 올랐다. 플레이어는 장남 마크가 운영하는 법률 회사에 자신의 이름 사용 권한을 줬지만, 작년에 계약을 깼다. 마크는 동생 웨인이 오거스타 내셔널GC에서 영구 출입 금지 처분을 받은 사실을 가장 먼저 공개하면서 "부끄럽고 황당한 일"이라고 웨인을 비난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