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릭슨이 골프용품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세계 최고 권위의 남자골프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마쓰야마 히데키(29·일본)의 깜짝 우승이 나오면서다. 스릭슨은 렉서스, 노무라 등과 함께 마쓰야마의 주요 후원사 중 하나다.
스릭슨과 클리블랜드 브랜드를 운영하는 던롭스포츠코리아 관계자는 13일 "벌써 마쓰야마 선수가 쓰는 클럽과 공이 어떤 모델인지 묻는 문의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며 "마쓰야마 선수가 우드와 하이브리드를 제외한 모든 용품을 스릭슨과 클리블랜드(웨지) 제품으로 사용해 홍보 효과가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13년 마쓰야마와 정식 후원 계약을 맺은 스릭슨은 아마추어 시절을 포함해 10년 넘게 마쓰야마와 동행 중이다.
'마스터스 효과'는 앞서 브리지스톤이 입증했다. 브리지스톤의 경우 2019년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6·미국)가 마스터스에서 우승하자 국내 판매량이 10배 가까이 늘어나는 효과를 경험했다.
2003년 골프공 브랜드로 출발해 2004년부터 클럽을 만들어 시장에서 '막내'였던 스릭슨은 그동안 마쓰야마에게 '올인'했다. 나이키와 우즈, 캘러웨이와 필 미컬슨(51·미국) 관계처럼 마쓰야마를 내세워 함께 성장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하지만 2016년에는 드라이버에 민감한 마쓰야마가 "다른 브랜드를 시험해 보겠다"고 해 그의 캐디백에서 빠지는 수모도 겪었다. 마쓰야마의 피드백을 적극 반영한 끝에 스릭슨의 드라이버는 4년만인 지난해 가까스로 마쓰야마 캐디백에 자리를 잡았다. 또 마쓰야마를 위한 클럽 담당자를 타 브랜드에서 스카웃해 '마쓰야마 전담 팀'을 만들며 공을 들였다. 그가 이번 대회에 사용한 스릭슨의 ZX5 드라이버도 마쓰야마의 피드백을 통해 탄생한 제품이다.
스릭슨 관계자는 "마쓰야마 선수는 성능 뿐만 아니라 헤드 디자인과 타감, 타구음까지 신경 쓴다"며 "앞으로도 마쓰야마 선수의 니즈를 적극 반영해 제품을 개발하고 함께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