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했지만, 상당수 다른 대학과 달리 대면 수업이 계속되고 있어 학생들이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12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이날까지 서울대에서 총 16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재학생 1명이 확진된 이후 이 학생이 소속된 골프 동아리를 중심으로 전파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내에서 대면 활동은 계속되고 있다. 학기 초 취합된 수업 계획에 따르면 이번 학기에 공과대학에서는 275개, 법학전문대학원에선 30여 개 과목이 대면으로 중간고사를 치른다.
수강 인원이 100명을 넘는 대규모 강의도 대면 시험이 예정돼 있다. 법학전문대학원이 개설해 학부생 200명이 듣는 ‘민주시민과 헌법’, 수강생이 150여 명인 공과대학 ‘논리설계’ 수업은 다음주 대면 시험을 치른다.
논리설계를 수강하는 3학년 이모씨는 “이론 시험이어서 굳이 현장에 모일 필요가 없을 것 같은데, 교실에서 시험을 보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의아해했다. 법학전문대학원 3학년 김모씨는 “3학년은 학기를 마친 뒤 변호사 시험을 준비해야 한다”며 “행여 코로나19에 걸려 계획이 틀어질까 불안하다”고 말했다.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지만 학교 측은 수업과 시험방식에 별다른 변화를 주지 않고 있다. 서울대 관계자는 “학기 초부터 교수 자율에 따라 대면과 비대면 수업을 병행하고 있다”며 “아직까지 특별히 바뀐 방침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는 교내 확진자 발생 이후 적극적으로 방역대책을 내놓은 이화여대·연세대 등과 대조된다는 지적이다. 이화여대는 지난달 30일 학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자 모든 수업을 비대면으로 전환했다. 중간고사 기간이 겹쳐 대면 시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자 지난 8일 중간고사는 대면 시험 이외의 방법으로 평가하라고 지침을 내렸다.
연세대 로스쿨도 지난달 말 중간고사를 전면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김지은 서울대 공과대학 학생회장은 “총학생회에서 학생들 의견을 취합해 학교에 전달할 예정”이라며 “이전에도 의견을 냈지만 학교는 수업과 시험이 교수의 권한이므로 일괄적인 지침을 내리기 어렵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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