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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제 과세체계 뒤흔드는 글로벌 법인세, 발등의 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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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다국적 기업의 법인세를 실제 매출이 발생한 나라에서 내게 하자는 제안서를 최근 한국을 비롯한 세계 약 140개국에 보내 초미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불과 며칠 전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 도입을 주요 20개국(G20)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힌 것과 맞물려 쓰나미급 파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국 기업들과 정부까지 법인세발 국제 조세전쟁에 급속히 휘말리고 있는 것이다.

미국 주도의 글로벌 법인세 논란은 두 갈래다. 먼저 옐런이 제안한 최저 법인세율(필러2)은 코로나 사태로 더 치열해진 법인세 인하 경쟁을 중단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조세피난처나 10% 안팎의 낮은 세율을 적용하는 국가가 적지 않은데,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을 21% 수준으로 높이는 게 목표다. 예를 들어 조세피난처의 다국적 기업 자회사가 현지에서 적용받는 법인세 실효세율이 글로벌 최저 세율보다 낮으면 본국에서 그 차액을 추가로 징수하는 것이다.

이런 논의는 이익 규모에 비해 세금을 거의 내지 않는 다국적 빅테크 기업들로부터 ‘디지털세’를 거둬야 한다는 유럽 국가들의 주장과도 맥이 닿는다. 프랑스 독일 등과 국제통화기금(IMF)이 즉각 찬성 의사를 밝힌 이유다. 여기에 더해 미국의 이른바 ‘법인세 속지주의’라 부를 만한 새로운 제안(필러1)이 더해져 국제공조가 이뤄진다면 기업 관련 국제 조세체계는 충격적인 변화가 불가피하다.

두 제안이 한꺼번에 급물살을 타든, 순차적으로 추진되든 수출 위주인 한국에는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필러2는 이미 2018년 법인세 최고 세율을 인상(22%→25%)한 한국에 다시 한번 인상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 두 방안 모두 우리 정부의 법인세 세수를 감소시켜 재정적자를 더 키울 공산이 크다. 글로벌 사업장과 해외 매출이 많은 기업들로선 생산·판매 전략을 대수술해야 할 수도 있다. 국내 중소기업에 대한 낮은 법인세 실효세율(13.4%)도 논란이 예상된다.

글로벌 법인세 개편은 4600조원에 이르는 미국의 코로나 경기부양책에 따른 일종의 ‘청구서’다. 자국 이익 우선주의에 입각한 트럼프 행정부가 막을 내렸지만, 국제 조세전쟁을 주도하는 바이든 행정부에서 더 어려운 상황이 전개될지 모른다. 올해 중반 관련 합의안이 도출될 수도 있다. 정부와 기업 모두 글로벌 법인세 논의와 파장에 철저히 대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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