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보궐선거 참패 이후 더불어민주당 2030세대 의원들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21대 국회가 열린 이후 여당 내 사라졌던 소장파가 이들을 주축으로 새롭게 등장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 목소리 대변하는 주체세력 되겠다"
민주당 20~30대 의원 5명은 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검찰개혁의 대명사라고 생각했지만, 그 과정에서 국민들이 분노하고 분열한 것은 아닌가 반성한다"고 밝혔다.이날 자리에는 이소영·오영환·장경태·장철민·전용기 의원이 참석했다. 이들은 "검찰개혁은 많은 국민이 공감하는 정책이었으나 '추미애-윤석열 갈등'으로 국민의 공감대를 잃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재보선을 치르게 된 원인이 민주당 공직자의 성 비위 문제였음에도 당은 당헌·당규를 개정해 후보를 내고 피해자에 대한 제대로 된 사죄도 없었다"며 "선거 참패의 원인은 민주당의 착각과 오판에 있었음을 자인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지난 1년간 우리 청년의원들은 지도부 판단에 의존하며 국민의 대표로서 치열하고 엄밀하지 못했다"며 "당내에서 할 말을 하는,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주체세력으로 나서겠다"고 했다.
"당 지도부와 민심 괴리 느꼈을 것"
보궐선거 이후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의 미비'를 참패 이유로 꼽는 몇몇 의원들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김용민 의원은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LH 사태'가 터지면서 지지율 하락이 촉발된 것이지 검찰개혁에 대한 반발로 지지율이 하락한 것이 아니다"라고 적었다. 김종민 의원 역시 같은 날 M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언론이 편파적인 느낌을 주게 되면 민주주의에 위험 요소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0대 국회 당시에는 이른바 '조금박해'(조응천·금태섭·박용진·김해영)가 민주당 내 대표적 소장파로 불렸다. 재선에 성공한 조응천, 박용진 의원은 연일 당 내부에서 쓴소리를 내고 있다. 김해영 전 의원도 당 밖에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금태섭 전 의원은 민주당을 탈당했다.
21대 국회가 들어선 이후 이들 같은 '초선의 결기'가 사라졌다는 평가가 연일 제기됐던 가운데 2030 의원들이 앞으로 소장파 역할을 하게 될지 시선이 쏠린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지금까지 초선 의원들은 당 지도부의 방향에 크게 비판을 하지 않으며 힘을 실어주는 모습을 보였다"며 "그러나 민심과 당 지도부의 방향성에 괴리가 있음을 이번 보궐을 통해 알게 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