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운영하는 날씨 유튜브 채널이 정치색 논란에 휘말렸다. 4.7 재보궐선거 다음날 올라온 영상 섬네일에 '속상하지만 괜찮아'라는 문구가 등장한 것을 두고 네티즌들이 문제제기를 한 것. 이에 박하명 기상캐스터는 "정치 성향을 표하려는 뜻이 아니었다"며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법적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8일 MBC 날씨 유튜브 채널 '오늘비와?'에는 '속상하지만 괜찮아...#봄이야'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오늘비와?' 채널은 기상캐스터들이 날씨를 소개하는 유튜브 채널로, 이날 영상 또한 아침 뉴스에서 방송한 것에 섬네일 등을 넣은 일반적인 내용이었다.
그러나 문제가 된 것은 영상 섬네일 속 문구였다. 섬네일에는 '속상하지만 괜찮아...#봄이야'라는 문구가 삽입됐다. 이에 네티즌들은 속상함의 대상이 무엇인지 의구심을 표했다. 영상이 올라온 날짜가 4.7 재보궐선거 바로 다음날이었다는 점에서 정치색을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쏟아졌다.
영상 속 박하명 기상캐스터가 "늘 조심해야 하는 요즘 시기, 아쉬운 마음이 크지만 오후엔 가벼운 산책이라도 즐겨보시는 게 어떠하겠냐"고 말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시국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하고 있으나, 시기 상 정치적 성향이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네티즌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논란이 거세지자 '오늘비와?' 제작진은 "박하명 기상캐스터가 아침 방송을 맡은지 나흘째 밖에 안 되어 방송이 매우 불안정하다"며 "오늘 첫 번째 방송에서 유독 실수가 많아 본인의 날씨 방송에 속상한 점이 있었다고 한다. 자칫 오해를 불러 일으킬만한 제목을 붙인 점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더욱 열심히 날씨 방송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며 재차 사과했다.
영상 제목과 삽입된 문구 또한 '속상하지만 괜찮아...#봄이야'에서 '완연한 봄'이라고 바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론이 급격히 악화되자 결국 제작진은 영상을 삭제했다.
박하명 기상캐스터 또한 여러 차례 SNS를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오늘 날씨 멘트를 정말 정성껏 준비했는데 통으로 까먹고 제대로 버벅거려서 너무 속상한 날이었다. 오해가 없었으면 한다. 어떤 정치 성향도 표하려는 뜻이 없었다"고 전했다.
이후 박하명 기상캐스터는 거듭 "시기를 생각하지 못하고 제목에 감정을 표현해 제 의도와 상관없이 정치적인 색깔로 오해받을 수 있게 한 점, 극구 죄송스럽다"면서도 "그 어떤 정치적 견해나 의견으로 표현한 것이 아님을 재차 밝히며 위 일과 관련없는 허위사실 및 명예훼손의 내용을 담은 글, 욕설과 댓글, 개인 메시지들은 모두 법적으로 강경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적 조치 방침을 밝힌 후에도 비판이 이어지자 박하명 기상캐스터는 또 한 번 "날씨 방송과 관련해 타이밍 좋지 않게 정치적 오해의 소지가 있는 섬네일 제목을 쓴 점에 대해서 저의 부족함을 질책하는 건 달게 받겠다"며 "법적으로 강경 대응을 한다고 적은 건 이번 사건과 관련 없는 내용으로 개인적 협박을 하거나, 제 연락처를 유포하거나, 성적 조롱과 모욕, 허위사실과 명예훼손의 내용을 담은 메시지와 글, 댓글들이 있어 적시한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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