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이 첫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내놨다. 국민, 신한에 이어 은행권에서는 세 번째다. 신청부터 관련 서류 제출·실행까지 영업점에서 하던 주담대를 스마트폰 앱에서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하나은행은 8일 비대면 주담대 상품인 ‘하나원큐 아파트론’을 출시했다고 발표했다. 아파트를 담보로 최대 5억원을 최저 연 2.808%에 최장 35년까지 빌려주는 상품이다. 본인 명의 휴대폰과 공동인증서(옛 공인인증서)가 있으면 하나은행의 뱅킹앱인 하나원큐에서 대출 한도와 금리 조회가 가능하다. 주택 매매계약서만 사진으로 찍어 하나원큐에 올리면 3분 만에 대출 심사가 끝난다.
통상 영업점에서 주담대를 신청하는 데 필요한 서류는 약 20종에 달한다. 은행 창구에서 이런 서류를 내고 동의서까지 작성해 신청을 완료하는 데 한 시간이 넘어간다. 그러나 이제는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고도 대출 한도와 금리를 조회하고, 필요한 서류를 앱으로 제출해서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다만 아직 100% 비대면은 아니다. 주택구입 시 소유권 이전 등기와 동시에 근저당권 설정 등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근저당권 설정계약서 작성을 위해 한 번은 영업점을 찾아야 한다. 소유권이 이전되지 않는 대환(갈아타기) 대출이나 전세보증금 반환 대출, 생활안전자금 대출은 전자등기로 진행하기 때문에 영업점 방문이 불필요하다.
신한은행도 지난달 2일 비대면 주담대 상품을 대폭 개편했다. 아파트만 가능하던 담보 범위를 KB시세가 확인되는 다세대주택과 연립주택, 빌라 등으로 넓혔다. 관련 서류를 신한은행 앱 ‘신한 쏠’을 통해 제출하면 된다. 다만 영업점을 찾아 행정정보 열람 동의서를 작성해야 한다.
국민은행은 행정정보 열람 동의서 작성이나 근저당권설정계약서 작성을 위해 영업점을 찾지 않아도 되는 ‘KB스타 주택구입자금대출’과 ‘KB스타 모기지론’을 판매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영업점 방문이 필요 없는 100% 비대면 주담대를 이달 출시할 계획이다.
은행이 주담대 100% 비대면화에 열을 올리는 것은 간편 주담대 대출 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영업점이 없는 인터넷전문은행도 비대면 상품을 내놓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8월 대환·생활자금 용도의 비대면 아파트담보대출 상품을 내놨는데, 최근 5000억원을 돌파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주택구입자금용 주담대도 100% 비대면화를 계획하고 있지만 등기설정 단계에서 기술 구현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는 100% 비대면화한 전세자금대출 상품을 내놓으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부동산 정책이 자주 바뀌고 100% 비대면화를 구현하는 게 기술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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