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모 치폴레 등 미국 10대가 좋아하는 브랜드에 투자하라."
미 증권사 파이퍼 샌들러는 7일(현지시간) 청소년 소비 경향에 대한 보고서 'Take Stock with Teens'(10대와 함께 주식 고르기)를 발표했다. 반기에 한 번씩 발간하는 이 보고서는 설문을 통해 미래의 경제 주도층이 될 청소년들이 선호하는 브랜드를 발굴한다. 지난 2월19~3월24일 실시된 이번 설문에는 7000명(평균 나이 16.1세)이 응답했다.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들의 지출은 올해 약 2165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작년 초보다 5% 줄어든 수준이긴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 영향으로 지난해 가을 기록적 최저치까지 떨어졌다가 천천히 상승하는 추세다. 새 옷을 입고 외출해 다시 친구들과 어울릴 준비가 되어 있다는 징후라고 파이퍼 샌들러는 분석했다. 특히 여성들의 의류 핸드백 등 지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10대들이 가장 선호하는 의류 브랜드로는 나이키가 1위(27% 선호)를 차지했다. 10년 넘게 정상을 지키고 있다. 아메리칸이글이 2위, 팩선(Pacsun)이 3위, 룰루레몬이 4위였다. 아디다스는 2017년 가을 이후 가장 낮은 5위로 떨어졌다. 호주 패션 부티크인 프린세스폴리(Princess Polly)가 6위에 올랐으며, 중국 패스트패션 브랜드인 쉬인(Shein)은 작년 가을 11위에서 이번 조사 8위로 부상해 가장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였다.
신발의 경우 나이키가 56%로 압도적 1위였다. 전년대비 선호도가 9%포인트가 상승했다. 반스(12%), 아이다스(9%) 등이 뒤를 이었다. 크록스가 작년 봄 12위에서 8위로 상승해 눈길을 끌었다. 핸드백의 경우 루이뷔통(18%), 마이클 코어스(16%), 케이드 스페이드(14%) 등의 순이었다.
가장 좋아하는 온라인 쇼핑 사이트로는 56%가 아마존을 꼽았다. 경쟁자가 없을 정도다. 쉬인(7%), 나이키(3%), 팩선(3%) 등이 뒤를 이었다. 쉬인은 가장 좋아하는 패션브랜드에서 급부상하더니 온라인 쇼핑 사이트에서도 5%포인트 뛰어올라 2위로 떠올랐다. 뷰티 브랜드로는 얼타뷰티가 46%로 압도적인 선호도를 보였고 세포라(24%), 타겟(9%) 등이 뒤를 이었다. 얼타는 전년동기보다 선호도가 7%포인트 상승했고, 반면 아마존은 이 분야에선 선호도가 떨어졌다.
미국 10대들은 온라인 콘텐츠를 넷플릭스(32%)와 유튜브(31%)를 통해 즐기고 있었다. 훌루(8%)가 한참 떨어진 3위였다. 소셜미디어로는 스냅쳇(31%)과 틱톡(30%)이 쌍두마차를 이룬 가운데 인스타그램이 24%로 뒤를 이었다. 인스타그램의 인기도는 1년전에 비해 7%포인트나 하락했다.
선호하는 레스토랑으로는 칙필에이(18%), 스타벅스(12%), 치폴레(11%) 등이 꼽혔다. 치폴레는 3%포인트나 선호도가 올랐다. 반면 맥도널드는 2%포인트 떨어진 3%로 간신히 인앤드아웃버거와 동률을 이뤄 5위를 차지했다. 칙필에이는 비상장기업이다. 10대의 15%는 1순위로 임파서블푸드와 비욘드미트 등 식물성 육류를 소비한다고 답했다.
선호하는 스마트폰으로는 88%가 아이폰을 꼽았고, 90%는 다음 스마트폰이 아이폰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아이폰에 대한 선호도는 사상 최고치다. 또 10대들은 결제수단으로 현금을 가장 많이 썼고 그 다음이 애플페이였다. 결제앱으로는 벤모(Venmo)를 가장 많이 사용했다.
파이퍼 샌들러는 쉬인, 프린세스폴리 등의 인기가 급등했고, 포시마크(Poshmark)와 디팝(Depop) 등 중고거래 사이트의 인기가 높아진 게 주목할만 하다고 평가했다. 또 고전적인 10대 의류 브랜드인 아메리칸이글과 홀리스터, 어번아웃피터 등이 여전히 인기 목록에 올랐다고 덧붙였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