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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 신설학과 논란··· 이원화 문제 또 불거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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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잡앤조이=이도희 기자 / 김봉주 대학생 기자] 경희대학교는 지난달 11일 학부에 3개의 인공지능 관련 학과를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2022년 신설되는 경영대학 ‘빅데이터응용학과’와 생명과학대학 ‘스마트팜과학과’, 소프트웨어융합대학의 ‘인공지능학과’다. 이중 빅데이터응용학과를 둘러싸고 이원화 캠퍼스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원화 캠퍼스’는 두 개 이상의 지역에서 대학 교지를 운영하는 것을 말한다. 교육부에서 신규 인원에 대한 허가를 받아야 하는 분교와는 달리, 이원화 캠퍼스는 기존 정원을 분리한 것으로 동일한 학교다. 경희대학교는 현재 각각 서울과 수원에서 서울캠퍼스와 국제캠퍼스를 운영하고 있는 이원화 캠퍼스이다. 이 밖에도 성균관대학교(자연과학 캠퍼스), 한국외국어대학교(글로벌 캠퍼스) 등에서 이원화 캠퍼스를 운영하고 있다.



경희대에서는 ‘서울캠퍼스-순수 학문, 국제캠퍼스-응용 학문’이라는 원칙을 구분기준으로 내세워왔다. 그러나 응용 학문인 빅데이터응용학과가 서울캠퍼스에 신설되는 것으로 결정되자 경희대학교 에브리타임에서는 많은 부정적인 의견이 쏟아져 나왔다.

가장 문제가 된 것은 학과의 명칭이다. 경희대 국제캠퍼스에 재학 중인 A 씨는 “이름에서부터 응용 학문을 표방하는 학과가 서울캠퍼스에 개설되는 것은 기존 원칙에 맞지 않다”며 “최소한 명칭이라도 변경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빅데이터응용학과가 기존 국제캠퍼스 학과들과 유사·중복학과라는 지적도 있다. 국제캠퍼스의 산업경영공학과와 소프트웨어융합학과의 데이터 사이언스 트랙에서 이미 빅데이터 관련 분야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캠퍼스 간 유사·중복학과가 없는 것은 이원화 캠퍼스의 판단 지표로 사용되기 때문에 국제캠퍼스 학생들은 이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경희대에서 이원화 캠퍼스 문제는 예민한 주제이다. 경희대 국제캠퍼스는 1979년 ‘수원대학’으로 시작했다. 2003년에 법적 분교임이 밝혀진 ‘분교파동’을 겪은 이후로 학교는 캠퍼스명을 ‘국제캠퍼스’로 바꾸고 유사·중복학과 제거, 행정 시스템을 통합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인식을 개선해나갔다. 이후 2011년에는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양 캠퍼스 통합을 승인했고, 이듬해에 법적으로 완전한 이원화를 이루었다.

그러나 이원화가 이루어진 후에도 인식에 대한 문제는 이어졌다. 순수-응용 학문이라는 구분 기준에 맞는다고 보기 애매한 학과들이 있어 논란이 지속되었다. 또한, 기업체나 공공기관에서 대학 표기 시 같은 이원화 캠퍼스인 성균관대는 구분이 없는 것에 반해, 경희대 국제캠퍼스는 따로 구분되는 경우가 꾸준히 발견되기도 했다.

국제캠퍼스 학생들은 “가뜩이나 이원화 논란이 이어지던 학교에서 유사·중복학과가 생긴다면 국제캠퍼스가 분교라는 인식을 줄 수 있다”라며 우려를 표했다.

학교 측에서는 “전반적인 캠퍼스의 특성은 순수-응용으로 구분되지만, 명확하게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어렵다”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전략기획팀 윤종환 주임은 경희대 대학주보와의 인터뷰에서 “현재도 국제캠에 외국어대학이 있는 등 완벽하게 순수-응용을 기준으로 학과가 편재돼 있지는 않다”라는 점을 지적했다.

유사학과 논란에 대해서는 “전공을 넘나드는 융합의 시대에서 기반 지식은 겹칠 수밖에 없다”며 “기반 지식 습득 이후 응용해 나아가는 결이 다르기 때문에 유사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특히, 커리큘럼이 겹친다는 논란이 짙었던 산업경영공학과와의 유사성에 관해서는 “산업경영공학과와 빅데이터응용학과는 데이터처리를 기반으로 빅데이터를 다루지만, 각자의 특성에 맞춰 공학 열과 정경 계열로 응용하는 방향성을 가진다”라고 말했다.

이에 학생들은 “적어도 오해의 소지가 있는 학과 명칭만은 바꿔달라”는 입장이다. ‘응용’이라는 단어를 빼고 ‘빅데이터경영학과’, 혹은 ‘빅데이터통계학과’ 정도로 수정하자는 의견이 주류를 이뤘다. 학교 측은 “명칭에 대해서는 내부적인 논의가 더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국제캠퍼스 총학생회 ‘온:ON’에서는 신설학과 논란에 관해 “학과 명칭 변경을 넘어서 향후 학과에 입학하게 될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이원화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힘쓸 것”임을 전했다. 총학생회는 ‘이원화 인식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이원화 표기 정정 창구’를 개설하는 등의 이원화 인식 개선 사업을 추진해왔다. 이원화 문제 해결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만큼 이번 논란에 관한 총학생회의 행보가 기대된다.

tuxi0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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