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중인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6·미국)의 차량 전복 사고는 과속 주행에다 커브길에서 브레이크 대신 가속페달을 밟아 발생했다고 미국 경찰 당국이 밝혔다.
7일(현지시간) 미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카운티의 보안관 앨릭스 비어누에버는 우즈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제네시스 GV80 전복 사고에 대해 6주간의 조사를 거친 결과, 주 원인이 과속과 우즈가 도로의 커브를 잘 돌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발표했다.
LA카운티 보안관실의 제임스 파워스는 "우즈가 패닉에 빠지면서 가속페달을 브레이크로 착각했던 것 같다"며 브레이크를 밟은 기록을 찾지 못했다고 전했다.
파워스는 "블랙박스에는 브레이크를 밟은 기록이 제로(0)"라며 "가속페달에는 99%의 가속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우즈가 몰던 제네시스 SUV GV80은 사고 당시 나무를 들이받은 후 공중으로 떠올랐다. 이후 한바퀴를 도는 '피루엣'을한 후 배수로로 내려앉았다고 당시 상황을 파워스는 전했다.
비어누에버 보안관은 SUV가 당시 최대 시속 87마일(약 140㎞)까지 속도를 올렸다고 밝혔다. 아울러 나무를 들이받을 때 속도는 시속 75마일(약 120㎞)로 추정했다. 그러나 사고가 난 도로의 제한속도는 시속 45마일(약 72㎞)이었다.
또한 수사관들이 우즈의 혈액검사를 위한 영장을 신청하지 않았다고 파워스는 밝혔다. 사고 당시 우즈가 약물이나 술에 취했다는 증거가 없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우즈 본인 역시 어떤 약물도 복용하고 있지 않았고,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시 우즈의 상태에 대해 "멍하고 혼란스러운 듯" 보였고 사고에 대한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파워스는 또한 부상 때문에 우즈의 현장 음주 검사를 실시하는 게 적절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덧붙였다.
보안관실은 우즈에게 소환장을 발부하거나 우즈를 '부주의한 운전' 혐의로 기소하지도 않았다. 다만 과속 딱지는 발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어누에버 보안관은 "소환장을 발부하지 않기로 한 결정은 이 방(기자회견장)에 있는 누구에게나 똑같을 것"이라며 우즈가 특혜를 받고 있다는 의혹에 대해 틀렸다는 입장을 내놨다.
우즈는 지난달 2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도로에서 제네시스 GV80 차량을 몰다 전복 사고를 냈다. 중앙분리대를 넘은 차량은 멈출 때까지 45m 이상을 굴렀다. 사고로 우즈는 현재 정강이와 발목에 철심 등을 받는 대수술을 받은 후 회복 중이다. 사고 당시 차량 내부 손상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현지에서는 GV80의 안전성이 재조명되기도 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