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부산시장 당선인(국민의힘)은 선거 과정에서 “부산을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남부권 상생협력 중심도시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갈수록 경쟁력이 추락하는 도시에서 벗어나 품격있는 도시, 성숙한 도시, 살고 싶은 도시로 변신시키겠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박 당선인은 “부산을 에너지 넘치는 도시로 만들겠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젊은이와 기업이 몰려들어 새로운 일자리와 도시 먹거리를 창출하도록 만들겠다”는 얘기다. 박 당선인은 “부산에는 대학이 23곳이나 있지만 대학 따로, 기업 따로 운영되는 문제가 있다”며 “동남권까지 아우르는 산학협력도시로 키워 대기업 관련 연구기관과 디지털기업의 창업을 지원하고, 유치하겠다”고 말했다. “부산 곳곳에 콤팩트타운을 조성해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겠다”고도 했다.
인프라도 촘촘히 구축해 지역 균형을 이뤄가겠다는 게 그의 계획이다. 부산을 6개 권역으로 나눠 발전시킨다는 전략이다. 제2센텀시티·동부산권은 도시첨단 산업단지와 데이터센터 집적단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북항·동천권역은 북항 랜드마크지구를 관광과 마이스(MICE)산업 및 스타트업의 복합플랫폼으로 구축하고, 도심형 창업공간과 주거 복합타운도 만든다.
원도심권역에는 보수천을 복원하고, 구덕운동장에 신(新)스포츠타운을 조성할 방침이다. 고(古) 도심권역에는 역사문화 관광벨트와 침례병원 공공병원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낙동강 서부산권에는 330만㎡의 시민공원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팸테크밸리를 조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신공항·에코델타권역에는 가덕도 신공항과 육해공 트라이포트 제조 물류 복합단지가 들어설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박 당선인은 이 같은 구상을 현실화하기 위해 부산과 울산·경남의 3개 지역연구원이 선정한 동남권 메가시티 과제 40개를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청사진을 현실화하기 위해 남부권을 30분대에 오갈 수 있는 하이퍼루트 초연결 순환망 구축 전략도 내놨다. 일각에서는 “현실성이 떨어지는 공약을 던지고 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하이퍼루프 분야의 선도국인 미국에서조차 언제 완성될지 모르는 기술을 부산에서 먼저 구현하는 게 가능하냐는 이유에서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임기 1년여짜리 시장이 첫 임기에 이 같은 공약을 모두 현실화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재선까지 감안한다면 허황되다고만 치부해버릴 구상은 아니다”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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