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영원한 난제, 아파트 1층과 탑층.
개인이나 가족의 상황에 따라 위치에 대한 가치도 바뀌는데요. 윤아영 기자와 전형진 기자가 이번엔 아파트 선호층을 주제로 본격 콘셉트 대결을 벌였습니다. 윤 기자는 1층, 전 기자는 탑층을 택했습니다.
여러분이 댓글로 승자를 가려주세요!
▶윤아영 기자
1층!
▷전형진 기자
탑층!
▷전형진 기자
제가 1층에 오래 살아봤습니다. 평생을 아파트 1층에서 살았는데 단점이 너무 많아요. 일단 1층은 사생활이 없습니다.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우리집에 숟가락이 몇 개인지 다 알아요. 1층 주민들이 겪는 불편이, 밖에서 우리집 보일까봐 항상 커튼과 블라인드를 치고 살아요.
▶윤아영 기자
그럼 사생활이 보호가 되잖아요.
▷전형진 기자
대신 집이 우중충한 거죠. 밖을 볼 수가 없잖아요. 집이 어두워요. 그래서 그 집에서 자란 애들이 좀 어두워요.
▶윤아영 기자
ㅎㅎㅎ. 아침 일찍 출근하죠, 저녁에 들어가죠. 해 지면. 어차피 집에서 해 볼 일이 없어요.
▷전형진 기자
휴일엔 집에 있잖아요.
▶윤아영 기자
밖에 나가서 놀아야죠. 요즘 그리고 비타민D 영양제 얼마나 잘 나와 있는데요. 탑층도 블라인드 쳐야 돼요. 새 아파트들 보면 동간거리가 좁다 보니까 내가 아무리 탑층이지만 건너편 동이 뻔히 거실에서 뭐하고 있고, 뭘 입고 입는지가 다 보인단 말이에요.
▷전형진 기자
1층은 건너편 동의 위층 사람도, 그 위층 사람도 보고, 지나다니는 사람들도 다 봅니다.
▶윤아영 기자
무엇보다 탑층은 엘리베이터 고장나면 얼마나 큰 낭패를 겪는지 아십니까. 실제로 지인이 17층에 사는데 엘리베이터가 갑자기.. 너무 오래된 아파트라 교체를 한대요. 교체에 한 달이 걸린다는 거예요. 한 달 동안 17층을 오르락내리락 해야 한다는 것에 포기하고 대피 갔어요.
▷전형진 기자
요즘은 돈 내고 등산도 다니는데 무료로 오르락내리락, 얼마나 건강해집니까.
▶윤아영 기자
아이가 있으면 어떻게 할 거예요. 아이 업고서 오르락내리락 할 거예요? 고층, 탑층에 살 경우에 갑자기 지진이 났어, 화재가 났어, 이럼 어떻게 내려갈 거예요. 작년 10월에 울산에 33층 주상복합 화재 났던 거 기억하세요? 그때 진짜 불이 얼마나 무섭게 타올랐는지 고층에 계신 분들이 뛰어내려가질 못 했어요. 아마 당시 화재난 거 PD님이 자료화면으로 넣어줄 겁니다.
▷전형진 기자
지금 도구 쓰는 거예요?
▶윤아영 기자
네.ㅎㅎ 1층에서 화재 나면 최소한 창문으로 뛰어내릴 수 있어요. 떨어져도 안 다쳐요. 1층이니까. 탑층은 어떻게 할 거야. 옥상으로 올라가서 누군가 나를 구조해주기까지 기다려야 돼요. 옥상이 잠겨 있으면 어떡해.
▷전형진 기자
아, 옥상 이제 못 잠가놔요. 법이에요. 옥상으로 올라가서 소방헬기를 기다려야죠. 헬기 타고 병원으로..
▶윤아영 기자
기다려야 되잖아요. 헬기가 언제 올 줄 알고.ㅎㅎ
▷전형진 기자
1층의 가장 큰 단점은 층간소음이에요. 탑층의 장점은 층간소음에 시달리지 않는다는 것. 위에 아무도 없으니까. 그런데 1층은 아래로 없고 위에만 있잖아요.
▶윤아영 기자
이게 바로 탑층에 안 살아본 사람이 겪는 오해예요. 탑층에 층간소음에 없다? 아파트의 구조에 따라 다른데 벽을 중심으로 세워진 아파트는 소음이 밑에서 올라오고 대각선으로 올라와요. 분명 나는 탑층인데 자꾸 누가 위에서 뛰는 것 같아. 귀신이 있나? 아니에요. 밑에 층에서 뛰는 소음이 올라오는 거예요. 그런데 더 열받는 건 뭔지 아세요? 아랫집에서 마치 우리집에서 뛰는 것마냥 왜 이렇게 시끄럽게 하세요, 하고 올라오는데 알고 봤더니 그 아랫집인 거야.
▷전형진 기자
하지만 내 머리 위에서 발망치를 치는 사람들이 없다는 거예요. 1층은 그걸 당하면 복수를 할 수 없어요.
▶윤아영 기자
이게 당하는 층간소음도 있지만 내가 가해자가 되는 층간소음도 있어요. 1층에 살면 뛰거나 걷거나 마음껏 할 수 있는 자유가 있어요.
▷전형진 기자
하지만 그래서 고층에서 자란 아이들이 가정교육이 굉장히 바르게 잘 돼 있는 거죠. 절대로 막 뛰지 않고.
▶윤아영 기자
그게 가정교육이 아니라 걷지 마, 책만 봐, 이렇게 강제적으로, 강압적으로 교육을 하게 되는 거예요. 요즘 트렌트 교육과는 너무 다른 거예요.
▷전형진 기자
사실 요즘 매트도 잘 나와 있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윤아영 기자
제가 집에 수백만원짜리 매트를 시공했어요. 했는데도..
▷전형진 기자
수백?
▶윤아영 기자
백만원 이상의 매트를 시공했는데도 불구하고 아랫집에서 소음이 들린대요. 이 층간소음은 매트에 돈을 투자하더라도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고요.
▷전형진 기자
제가 여태까지 본 모습 중에 가장 신나 보이는 것 같은데.ㅎㅎ
▶윤아영 기자
ㅎㅎㅎ
▷전형진 기자
그리고 1층 같은 경우엔 아까 대피하는 거 말씀하셨지만 보안 문제도 있습니다. 우리가 나가는 문으로 도둑들도 거꾸로 들어와요. 그리고 사실 이 얘기까진 꺼내지 않으려고 했는데, 너무 치사해서. 가격의 차이가 심합니다. 1층과 탑층이. 제가 조사를 해봤어요. 마포래미안푸르지오 408동을 기준으로 했습니다. 공시가격 기준으로 1층이 11억3600만원, 꼭대기 층이 23층인데 12억7100만원. 1억4000만원 정도 차이가 나더라고요.
▶윤아영 기자
애초에 싸게 사서 들어가서 싸게 팔고 나오는 거예요. 조금 더 싸게. 그 아파트 시세가 올라가면 1층이고 탑층이고 다 같이 올라가는 것이고요. 요즘은 1층 선호하는 세대도 많이 있습니다.
▷전형진 기자
그런데 또 잘 안 나가죠. 이게 또 중개업소들의 골칫거리이기도 한데.
▶윤아영 기자
최근에 확인해보셨어요? 1층이 잘 나가는지 안 나가는지?
▷전형진 기자
음 확인해봤죠. 예..
▶윤아영 기자
정말로?
▷전형진 기자
예..
▶윤아영 기자
아이 이렇게 또 방송에서 거짓말 하시면 안 됩니다.ㅎㅎ 층간소음 문제 때문에 아이가 있는 집들은 1층으로 다 내려가요. 제 지인 중에서도 세 팀이나 1층으로 이사를 했어요.
▷전형진 기자
세 팀이면 가족은 아니라는 거잖아요.
▶윤아영 기자
세 가족입니다. 그리고 제가 진짜 이 얘기까지는 안 하려고 했는데 1층이 좋다는 건 전통적으로 인정된 사안입니다. 풍수지리를 보면요. 땅의 기운, 좋은 땅의 기운은 7층까지만 올라와요. 그 위로는 땅의 나쁜 기운만 올라와요. 실제로 기가 약하시고 조금 체력이 안 좋은 노인분들께서 고층 아파트에 사시는 경우에 이런저런 그동안 없던 증상이 생기시거나 우울증을 앓는 사례가 연구결과에 나오고 있습니다.
▷전형진 기자
이건 좀 약간 과학적 신빙성이 의심되는 사례인 것 같아요. 그런데 육아에 관련된 사례 많이 말씀하셨지만 애들 금방 자랍니다. 요즘은 초등학생들도 연애하고 첫키스 해요. 아기 키우는 것 때문에 1층에 살아야 된다, 이건 우리 아이가 어릴 때 4~5년 정도의 문제이지 나중에 올라가야 돼요. 안 그러면, 우리집 1층에 있으면 애들 매일 놀러와요.
▶윤아영 기자
4~5년이라뇨. 최소 초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애들은 뛰어요.
▷전형진 기자
저학년 정도만 지나면 충분히 입으로만 단속할 수 있을 정도의 정신적인 성장을 한다, 그런 얘기죠.
▶윤아영 기자
아니 애들이 크더라도 1층의 장점이 어디 가지 않아요. 탑층에 살면 결로 문제도 있고요. 난방비도 1.5배 더 들고요. 거기다 조망이 좋다고요? 보다 보면 질려요. 그리고 고소공포증 있는 분들은 너무 높은 곳을 바라보는 게 안 좋고요. 아까 말씀드렸던 우을증 문제도 있고, 이런 질환 문제도 생길 수 있는데 굳이 아이들이 여기서 살아야 될 이유가 있을까요? 탑층에서? 저는 없다고 봅니다.
▷전형진 기자
지금 아기 몇 살이죠?
▶윤아영 기자
다섯살이죠.
▷전형진 기자
다섯살이면 아직 뛰어 놀 땐가요? 집에서?
▶윤아영 기자
그럼요.
▷전형진 기자
제가 그래서 우리 윤아영 기자님이 몇 층에 사시는지를 조사해왔습니다. ○○동 7○○호에 사십니다.
▶윤아영 기자
ㅎㅎㅎ
▷전형진 기자
1층이 그렇게 좋은데 왜 1층에 안 사시고 7층에 사시는 거죠?
▶윤아영 기자
그것밖에 없었어요.
▷전형진 기자
그럼 매물 나오면 다시 1층으로 이사 갑니까?
▶윤아영 기자
저 그래서 내년에 이사 갈 겁니다.
▷전형진 기자
제가 지켜보겠습니다. 제가 이 등기를 다시 떼봐서, 여기서 윤아영의 이름이 지워지는지 안 지워지는지를 반드시 확인하겠습니다.
▶윤아영 기자
저는 한 번도 탑층을 선호한 적이 없고요. 탑층에 놀러가서도 아 좋네, 하고 말아요. 저는 살라고 하면 정말 1층에서 살겠습니다.
▷전형진 기자
저는 1층에 오래 살았기 때문에 탑층이 너무 부러웠어요. 해가 잘 드는 집, 빨래를 말릴 수 있는 집. 아니면 옥상에 나가서도 이불도 말리고. 그리고 또 아이들도 옥상에서 뛰어놀고.ㅎㅎ 놀이터에서도 놀고 옥상에서도 놀고.ㅎ
▶윤아영 기자
어떤 선택을.
▷전형진 기자
하시겠습니까.
▶윤아영/전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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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집코노미TV 총괄 조성근 디지털라이브부장
진행 윤아영·전형진 기자 촬영 김인별·김윤화 PD 편집 김윤화 PD
디자인 이지영 디자이너 BGM 한경필하모닉오케스트라
제작 한국경제신문·한경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