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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 칼럼] 고개드는 글로벌 '코로나 증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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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 칼럼] 고개드는 글로벌 '코로나 증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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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별명이 ‘메리 포핀스’다. 동명 소설과 뮤지컬의 주인공처럼 작지만 단호하고, 친절하면서도 똑똑하고, 항상 철저히 준비하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미 중앙은행(Fed) 의장 시절, 10년간 ‘제로금리 시대’를 마감하고, 금리인상 등 출구전략을 펴면서 조직 내 반대론자를 사무실로 따로 불러 조용하고, 끈질기게 설득해 관철시킨 일화는 유명하다. 옐런은 지난달 미 상원에서 초당적 지지를 받으며 231년 재무부 역사상 첫 여성 수장에 올랐다.

그런 옐런 장관이 ‘글로벌 최저법인세’ 도입을 주장하고 나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내용도 내용이거니와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례회의를 코앞에 두고 언급한 것이어서 더 그렇다. 오는 9~11일 열리는 IMF·WB 연례회의에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가 화상으로 모인다. 옐런이 주요국 경제수장들에게 미리 회의 아젠다를 통보한 거나 다름없다.

글로벌 최저법인세는 2015년부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구글 애플 같은 글로벌 빅테크기업들의 조세 회피를 막기 위한 방편으로 논의해 온 제도다. 예컨대 다국적기업인 S사가 조세피난처 아일랜드(법인세율 12.5%)에 세운 자회사가 현지에서 낸 실효세율이 글로벌 최저세율보다 낮으면 본국에서 미달 부분을 추가로 걷게 한다는 내용이다.

트럼프 행정부 때만 해도 세계 감세정책을 주도했던 미국이 갑자기 증세로 돌변한 이유는 명확해 보인다. 코로나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준비한 4조2000억달러(약 4620조원) 규모의 초대형 인프라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적자 국채를 찍는 방식으론 재원 마련이 여의치 않자, 증세를 하되 미국의 산업경쟁력이 훼손되지 않도록 ‘글로벌 동시 증세’ 쪽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또 미 경제가 올해 6~7% 성장에 이어 내년까지 고성장을 이어갈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어 증세에 관해 그 어느 때보다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한국의 법인세 최고세율은 27.5%(지방세 포함)로, 미국(25.9%)이나 OECD 37개국 평균(23.5%)보다 높다. 그러나 어떤 파장이 미칠지 안심할 때가 아니다. 기획재정부도 “미국이 기존 논의 프레임 내에서 법인세 인상 국제공조를 꺼내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리 포핀스’ 옐런이 이번 IMF·WB 총회에서 어떤 식으로 끈질기게 설득할지 주목된다.

박수진 논설위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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