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표심을 향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사진)의 구애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박영선 후보는 6일 이른바 '노회찬 버스'로 알려진 6411번 첫차를 타고 유세에 나섰다. 6411번 버스는 고(故)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의 상징과도 같은 버스다.
박영선, 마지막 유세 날 노회찬의 6411 올라
노회찬 전 의원은 2012년 진보정의당(정의당 전신) 공동대표 당선 수락연설에서 6411번 버스를 두고 "누가 어느 정류소에서 타고 어디서 내릴지 모두가 알고 있는 매우 특이한 버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버스 승객들은) 그 이름으로 불리지 않는다. 그냥 아주머니, 청소하는 미화원일 뿐이다. 존재하되 우리가 존재를 느끼지 못하고 함께 살아가는 분들"이라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박영선 후보는 이날 오전 4시께 6411번 버스에 오르기 전 "과거에 노회찬 전 의원이 탔었고. 또 여기가 제 지역구기도 했다"며 "주로 필수노동자들이 타고 아침 일찍 떠나서 서울의 새벽을 깨우는 분들이 함께하는 버스"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6411번 버스를 타고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에서 내린 박영선 후보는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 "저는 노회찬 전 의원님이 (2014년 재보궐선거 때) 동작에 출마하셨을 때 혼신의 힘을 다해 도와드렸다. 어떤 유불리도 따지지 않고 진심을 다해 도움을 드렸다"며 "노회찬 전 의원님 출마하셨을 때 동작 골목골목을 다 누볐다"고 재차 정의당 표심을 자극하고 나섰다.
박영선 후보는 앞선 4일 인터넷 언론과의 간담회에서 "제 마음 같아서는 심상정 정의당 의원 같은 분들이 도와주셨으면 좋겠다 생각해 전화를 한번 드리긴 했다"며 "'좀 도와주면 어떻겠나'라고 얘기했는데, '나중에 전화를 다시 한번 하겠다'라고만 (대답을) 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정의당 심상정에게는 공개 구애 보내기도
여론조사 공표 기간까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에게 지지율이 뒤진 것으로 나와 막판 역전극을 노리는 만큼 정의당에 구애를 하고 나선 것이다.그러나 정의당의 반응은 냉랭하다. 여영국 정의당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대표단 회의에 참석해 "어제(4일) 박영선 후보께서 인터넷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심상정 의원 같은 분이 도와주면 좋겠다’고 하셨다"며 "박 후보는 정의당을 입에 올릴 자격도 없다. 염치를 알라"라고 했다.
여영국 대표는 "박영선 후보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위한 국회 논의과정에서 기업 입장을 대변해 법의 실효성을 무력화시킨 당사자"라며 "김미숙, 이용관 두 분과 함께 노동자들의 죽음의 행렬을 멈추기 위해 단식까지 불사했던 정의당을 입에 올릴 자격조차 없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정의당의 반응에 박영선 후보는 내심 서운함을 내비쳤다. 그는 이날 "민주당에 아마 섭섭한 부분이 많이 있어서 그랬을 거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조준혁·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