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7 재·보궐 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일 "과거로 돌아갈 순 없다"며 "지난 10년 뒤돌아보면 서울광장이 시민들에게 돌아와 참 좋았다"라고 글을 썼다. 윤 의원이 말한 '지난 10년'은 박 전 시장의 재임 기간을 의미한다. 사전투표를 독려하기 위한 취지이지만, 성범죄 의혹 이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미화하면서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에 가담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윤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박 전 시장의 재임 동안 "시민이 주인이라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느낄 수 있어서 참 좋았다"며 "촛불집회 때, 세월호 집회 때, 정권이 시민의 편이어서 이렇게 평화를 보장받으며, 시민들이 보호받는 것을 느낄 수 있어서 참 좋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보기 흉했던 콘크리트 고가들을 철거하느라 교통이 정체되고 할 때에는 택시기사님들의 불평소리를 듣곤 했습니다만, 고가로 막혀있던 하늘이 드러나며 바쁜 서울살이를 위로해주고 있어서 참 좋았다"며 "차의 흐름도 좋아지니 택시기사님들의 칭찬도 듣게 되어 참 좋았다"고도 했다. 박 전 시장은 2011년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뒤 2020년까지 9년 동안 시장을 지냈다.
윤 의원은 "다시 우리는 갈림길 앞에 서게 됐다. 눈물이 난다"며 "저도 길진 않지만 공동체의 일원이 된 사람으로서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여기서 공동체는 민주당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윤 의원은 "참 미안하고 아프게 지금 시간을 살고 있다"면서도 "서울시민 벗님들, 부산시민 벗님들께 부탁드린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여권에서는 박 전 시장의 공과 과를 구분해야 한다는 주장이 공개적으로 나오고 있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박 전 시장에 대해 "내가 아는 가장 청렴한 공직자이자 진취적인 사람이었다"며 박 전 시장을 치켜세웠다. 윤준병 민주당 의원은 "지금까지도 (박 전 시장의) 유고 원인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며 "소모적 논란을 잠재우는 지름길은 여성 서울시장의 등장"이라고 주장했다. 이들 모두 박 전 시장 시절 서울시청에서 고위 공무원을 지냈다.
하지만 박 전 시장에 대한 '재평가'가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는 비판이 나온다.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조차 "누구든 피해자의 일상회복을 방해하는 발언은 삼가주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자제를 당부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