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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투표소 찾은 윤석열 '無言의 대권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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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투표소 찾은 윤석열 '無言의 대권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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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전투표를 통해 퇴임 후 첫 공개 일정에 나섰다. 현장에서 정치적 메시지를 내놓지는 않았지만 투표 계획을 미리 언론에 알리며 ‘스포트라이트’를 유도한 것 자체가 사실상 대권 행보를 시작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여권은 “소속이 불분명한 분의 갑작스러운 행보”(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라며 견제를 쏟아냈다. 야권에선 “투표율이 오르는 효과가 있을 것”(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이 위원장과 안 대표,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 등 여야 잠룡들도 사전투표를 하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한 달 만에 등장한 尹
윤 전 총장은 이날 오전 11시께 부친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와 함께 서울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서 사전투표를 했다. 지난달 4일 총장직에서 사퇴한 지 29일 만에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이날 정치권의 시선은 그의 입에 쏠렸지만 윤 전 총장은 쏟아지는 질문에 아예 함구했다. “아버님 기력이 전 같지 않으셔서 모시고 왔다”고만 말하고 7분 만에 투표소를 떠났다.

당초 이 자리에서 정치 행보나 선거 관련 메시지를 낼 것이란 관측이 있었지만 일단은 말을 아낀 것이다. 향후 정치 일정을 고려했을 때 본격적인 발언을 하기엔 아직 때가 이르다고 판단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윤 전 총장 측 관계자는 “선거 관련 현안 발언은 일반인인 입장에서 언급하기 조심스러웠을 것”이라고 했다. 최근 대선 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윤 전 총장은 ‘101세 철학자’로 불리는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의 자택을 방문해 조언을 듣는 등 비공개 활동만 이어가고 있다.
‘무언’ 속 메시지는…
정치권에서는 이번 보선을 ‘정권 심판’으로 규정한 윤 전 총장이 사전투표 일정을 외부에 알린 것부터가 철저히 계산된 정치 행위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장에서 말을 아낀 것과는 달리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는 모습이 공개된 것 자체가 모종의 메시지라는 것이다.

야권은 여론조사상의 우위를 실제 득표율로 이어가기 위해 사전투표를 독려하고 있는 상황이라 윤 전 총장의 투표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당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인 안 대표는 “(윤 전 총장의) 투표가 많은 사람에게 알려져 투표율을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이 움직이자 여권은 당장 견제와 비판을 쏟아냈다. 박영선 민주당 후보는 “정치적 행동을 시작하는 것으로 해석한다”며 “공직자가 정치를 염두에 두고 그동안 행동한 것이냐는 비판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박용진 의원은 “어느 일반인이 사전투표를 한다고 미리 공지하고 가나”며 “이런 식으로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 무책임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윤 전 총장 ‘보호’에 나섰다. 이날 ‘윤석열 투표 효과’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내가 어떻게 추정하겠나”며 “그 자체가 큰 정치적 의미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여권의 공세에 선을 그었다.
여야 잠룡들도 사전투표
사전투표 첫날인 이날 여야 지도부와 다른 대권 잠룡들도 줄줄이 투표장으로 향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교남동 주민센터에서 사전투표를 했다. 이 위원장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와 부동산 문제 등에 대해 사과하며 “저희들의 부족함을 꾸짖으시되, 저희들의 혁신 노력까지 버리지는 말아주길 호소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여권의 대권 유력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페이스북에 “버려도 될 권리란 없다. 당선자에게 주는 표가 되든 낙선자에게 주는 표가 되든 상관없다”고 측면 독려에 나섰다.

야권에서는 안 대표와 유 전 의원,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 등이 각각 사전투표장을 찾았다. 안 대표는 이날 신촌 인근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뒤 “오늘(2일)과 내일(3일)은 썩은 나무를 자르기 좋은 날”이라며 “무능과 위선을 심판해달라”고 강조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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