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세계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이 106조달러(약 11경9473조원)로 1년 전에 비해 60% 늘었다. 미국 주식시장 시총이 세계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달 말 세계 증시의 시가총액이 106조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2일 보도했다. 지난해 말 세계 시총이 101조달러로 처음 100조달러를 돌파한 지 3개월 만에 5조달러 늘었다.
세계 시총은 지난해 1월 20일 88조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직후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급감했다. 10거래일 만인 2월 3일에는 시총이 84조달러로 줄었다.
침체된 주식시장을 회복시킨 건 주요국의 재정 확대와 금융완화 정책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코로나 경제대책을 내놓은 미국의 시총은 45조달러로 1년 새 7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세계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2.5%로 늘었다.
투자자금이 채권시장에서 주식시장으로 빠져나가면서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3개월 만에 0.92%에서 1.74%로 0.82%포인트 급등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 2016년 4분기 이후 가장 큰 폭이다.
반면 실물경제 회복 속도에 비해 증시가 과열됐다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올해 말 세계 국내총생산(GDP)은 91조달러로 현재 시총 수준을 크게 밑돌 전망이다.
GDP 대비 시총 비율을 나타내는 버핏지수는 117%로 작년 하반기 이후 1년 가까이 100%를 웃돌고 있다. 버핏지수가 100%를 넘으면 주식시장이 과열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지난해 주요국 가운데 중국만 실질 GDP가 2.3% 증가했을 뿐 미국(-3.5%) 일본(-3.5%) EU(-4.8%) 등은 모두 역성장했다.
경기가 뒷걸음질 친 국가들의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간 것과 대조적으로 중국에서는 투자자금이 빠져나갔다. 지난달 말 중국의 시총은 지난해보다 2% 감소했다. 중국 정부가 금융완화 정책을 축소할 것이라는 경계감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바야시 도오루 UBS웰스매니지먼트재팬 주식 리서치 대표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융완화 정책의 축소를 논의하기 시작하면 시장 분위기가 단숨에 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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