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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오세훈 옆에 선 20대…"野 차별 싫다" vs "文 공정 없다"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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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재·보궐선거가 5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막판 표심잡기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최근 두 후보의 유세 현장에서 눈길을 끄는 또 다른 대상이 있다. 바로 유세차에 직접 오른 20대 청년들이다. 국민의힘의 '2030 시민 유세단'으로 촉발된 20대 청년들의 현장 연설은 직설적이면서도 당당하게 의견을 피력하는 모습으로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한경닷컴>은 1일 저녁 각각 박영선 후보와 오세훈 후보 유세차에 오른 대학생 신재성 씨(25)와 신현수 씨(22)로부터 최근 도마 위에 오른 '부동산 문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김상조·박주민 임대료 논란' 등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이들은 각 주제에 이견을 표하면서도 각자의 의견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기성세대가 바라보는 20대에 대한 정의가 편협하단 점도 꼬집었다.
"LH 사태, MB가 만든 문제" vs "조국·윤미향 사태부터 실망"
박영선 후보 지지자 대학생 신재성 씨(25)는 박영선 후보의 유세차에 오르게 된 이유에 대해 "여론 조사상으로 20대에서 크게는 4배까지 차이 난다는 집계를 봤다. 나와 같은 20대 대학생도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고 입을 뗐다.

그러면서 "박영선 후보는 4선 국회의원,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 장관을 지내면서 벤처기업, 혁신 등 젊은 세대가 관심 가질 만한 정책을 많이 고민했다고 봤다. 성과도 낸 부분이 많다"면서 "공약도 직접 상세히 설명하는 모습에 신뢰가 갔다"고 했다.


반면 오세훈 후보 지지자 대학생 신현수 씨(22)는 민주당이 보인 독단적인 행위가 사회통합을 저해하는 모습에 변화를 요구하고자 유세차에 올랐다고 했다. 현재 야권에서 내세우는 '정권 심판론'과 같은 맥락이다.

그는 "4·15 총선 전까지는 무당층이었다. 총선 이후 패스트 트랙, 여러 차례의 야당 동의 없는 법안 처리 등의 행태를 보며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면서 "막대한 의석 수를 가진 민주당 행태가 여야 균형을 무너뜨리고 발전적인 협의를 도모하지 못하도록 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현수 씨는 "윤미향 민주당 의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관련 논란을 보면서 민주당 내 인사들에 대한 실망감도 컸다"며 "이 같은 행위들이 문재인 정부가 강조하는 공정과 맞지 않다고 봤다"고 강조했다.

최근 도마 위에 오른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문제, LH 사태,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박주민 민주당 의원 임대료 인상 논란 등에 대한 입장은 갈렸다.

신재성 씨는 "LH 사태는 역사적으로 반복되어온 문제이자, 구조적 문제였다고 본다. 사실 해당 문제는 단순히 3기 신도시 선정 이후의 문제가 아닌 1기 신도시 선정 때부터 이어진 문제"라면서 "현 정부의 문제라기보단 과거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 통합으로 토지 보상, 주택 건설, 신도시 구획 설정이 하나로 모이며 생긴 구조적 문제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009년 이명박(MB) 정부가 토지공사·주택공사를 통합한 이후 너무 많은 정보와 권한이 집중됐다는 것을 지적한 셈이다. 이어 그는 "LH 사태가 이번 정부에서 드러난 만큼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맞지만 실질적으로 현 정부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라며 "부동산 문제 또한 과거에 있던 집값 상승이 이어져 온 것이라 본다"고 강조했다.

'임대차 3법' 관련 김상조 전 실장,·박주민 의원 논란에 대해선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면 상관없다고 본다. 특히 박주민 의원은 신규 계약이고, 보증금 전월세상환률 적용 시 그 수치에 맞는 계약"이라면서 "본인이 관련 법안 통과시키면서 알고 있었던 정보를 가지고 미리 신규 계약 체결한 점에서는 도의적인 책임을 지겠으나, 법적 문제가 없다면 더 공격하는 게 의미가 없다고 본다"고 했다.

반면 신현수 씨는 "현 정부에서 불거진 부동산 문제, LH 사태에 대한 실망감이 컸으나 더 분노했던 것은 김상조 전 실장,·박주민 의원 논란"이라면서 "법안 전 시민들 모르게 전셋값 올리는 부정한 행태에서 문재인 정부가 외치는 공정의 중요성은 느끼기 어려웠다"고 꼬집었다.

박영선 후보가 연일 저격하고 있는 오세훈 후보의 '내곡동 의혹'과 관련해선 "제기하는 의혹은 말 그대로 의혹이다. 지금 나온 사실만 가지고 보자면 시장에 오르기 전에 마무리된 사건이라고 본다"면서 "여권이 지지율 상승을 위해 문제 삼는 부분"이라고 했다.

신재성 씨는 "사실관계가 다 드러나지 않았으나, 법적 문제가 있다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본다"면서 "이 같은 의혹에 야권 후보가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오세훈 후보가 서울시장 시절 자진 사퇴한 결정적 계기인 '무상급식'을 직접 경험한 세대였으나, 이에 대한 생각도 달랐다. 신현수 씨는 "무상급식을 크게 찬성하거나 반대하지 않는다. 다만 절대적으로 따라야 할 답은 없다고 본다"면서 "즉, 오세훈 후보가 해당 이슈에 반대 입장을 낸 게 사퇴할 만한 문제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어떠한 정책도 무조건 긍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신재성 씨는 "큰 당위성을 가진 것도 아닌 단순한 차별이었다는 게 문제다. 당시 오세훈 후보의 발언은 대상을 나누는 갈라치기 정치의 메시지"라면서 "또 아이들의 차별을 주장한 후보가 청년층의 분노를 이끌어 내는 유세를 하는 것은 말 그대로 난센스다. 자신이 스스로 사퇴하겠다고 말해서 자리에서 내려온 사람이 또 후보가 되는 것도 문제"라고 일갈했다.
"기성세대의 '20대 정의' 거부…하나로 묶지 말라"
이들은 최근 벌어진 이슈에 대해 이견을 가지면서도, 두 후보가 발언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점에선 한목소리를 냈다.

신재성 씨는 최근 박영선 후보가 20대 지지율이 낮은 이유에 대해 "과거 역사에 대한 지식, 4050세대에 비해 경험치가 낮다"고 말해 논란을 빚은 것에 대해 "대중이 받아들이기에 오해의 소지가 있었던 발언이라 본다. 실수라고 생각한다"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신재성 씨는 "사실 절대적인 경험치로 보자면 20대가 4050세대보단 낮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를 인정하고 젊은 세대에 더 가깝게 다가가자는 의미로 파악했으나, 듣는 이의 입장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이재명 경기 지사가 거론한 20대에 대한 해석이 더 실질적이라고 생각한다. 두 세대를 경험하지 못한 입장에서 산업화와 민주화 모두를 인정하고 비판할 건 비판하자는 입장이 저희 세대의 생각"이라고 했다. 앞서 이재명 지사는 페이스북에 "청년들이 특정 진영에 속해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오늘날의 청년은 민주화와 산업화 이분법을 거부한다"는 글을 올려 젊은 층의 공감을 얻었다.

신현수 씨는 오세훈 후보의 '내곡동 의혹' 관련 발언에 대해 "말을 신중치 못하게 한 것은 잘못이라 본다. 이 때문에 '거짓말'이라는 공격과 꼬리를 잡힌 것이라고도 생각한다"면서 "사퇴한다는 것도 후보로서 적합한 말은 아니었다.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했다.


이어 이들은 20대는 4050세대와 6070세대와 같이 특정 정당색을 지닌 무리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신현수 씨는 "유세 이후 페이스북 테러를 당했다. 4050세대로 유추되는 분들께서 '딸 같아서 그러는데 지금 역사를 모르고 있다', '왜곡되고 뒤틀린 가치관', '강남 일배X' 같은 글을 남기신다"면서 "모든 사람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고 보는 입장에서 이 같은 비방에 어른의 선입견이 크다는 것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는 "20대의 생각은 다양하다. 의견 개진에 대해 자유롭게 성장한 세대이기 때문에 자기주장이 뚜렷하고, 개성과 특색이 강하다"며 "그래서 갈등이 잦기도 하지만, 이것이 협의를 이룰 수 있는 바람직한 행태라고 본다. 어떠한 세대도 20대에 속한 각자의 주장을 단정 짓거나, 자신들의 주장을 주입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재성 씨도 "산업화, 민주화를 겪은 세대와 이 영향을 받은 30대가 있다. 우리는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는다"면서 "컴퓨터와 인터넷 발달된 시대부터 유년기를 보내다 보니 방대한 정보를 접하고, 이에 대해 취사 선택해서 본인이 판단을 내리는 개별 기준이 분명하다. 우리를 하나의 특성, 정당으로 묶기가 오히려 더 힘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의 20대는 다양한 생각, 취향을 각각 뽐낼 수 있는 세대"라면서 "집단의 기준보다는 개인의 판단 기준, 가치관이 더 존중받아야 하는 세대다. 자신의 생각이 중요하지 속한 집단의 정의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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