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마스터스 토너먼트의 ‘막차 티켓’을 얻기 위해 선수들이 텍사스에 모였다. 2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의 TPC 샌안토니오 오크코스(파72·7494야드)에서 개막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발레로 텍사스오픈이 그 무대다.
지난해 마스터스 직전 주로 대회 일정을 옮겼다가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취소됐던 텍사스오픈은 올해 ‘마스터스 전초전’으로 꾸며진다. 마스터스 참가 자격을 얻지 못한 선수에겐 출전권을 받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총상금도 770만달러로 적지 않은 편이다. 마스터스를 앞두고 실전 감각을 테스트해볼 마지막 대회이기도 하다.
하지만 톱랭커들에겐 ‘찬밥 대우’를 받는다. 올해 출전 선수 중 세계랭킹 50위 이내 선수는 8명이 전부다. 가장 랭킹이 높은 선수는 13위의 토니 피나우(32·미국)다. 톱랭커 대부분이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기보다는 휴식을 택하기 때문이다.
최근 경기력이 부진한 세계 1위 더스틴 존슨(37·미국)은 이 대회에 출전하기로 했다가 대회를 앞두고 돌연 기권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마스터스 그린 재킷을 노리는 세계 2위 저스틴 토머스(28·미국)도 이번 대회를 건너뛰긴 마찬가지. 토머스는 “메이저대회를 앞두고 휴식을 취하는 나름대로의 정해진 루틴이 있다”며 “메이저대회에서 이기려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마스터스 직전에 열린 대회에 꾸준히 출전해 그린 재킷까지 입은 선수도 있다. 고향이 텍사스인 조던 스피스(28·미국)는 2015년 휴스턴오픈에 출전했고 이어 열린 마스터스에서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올해도 어김없이 출전 명단에 이름을 적었다.
2010년 디오픈(브리티시오픈)부터 한 번도 거르지 않고 메이저대회에 개근해 온 리키 파울러(33·미국)도 이번 대회 우승으로 마스터스 막차 티켓을 거머쥐겠다는 각오다. 한때 세계랭킹 4위에 올랐던 파울러는 현재 94위까지 순위가 추락했다. 파울러는 “특별한 일이 일어난다면 (다음주) 마스터스에서 뛰고 있을 것”이라며 “그렇지 못하더라도 다시 정상급 기량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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