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배터리 기반 태양광 연계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캘리포니아 중부에 위치한 태양광 시설 옆에 설치한다고 발표한 가운데, 테슬라의 대용량 에너지 저장 장치인 '메가팩' 배터리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31일(현지시간) 애플은 240MWh(메가와트시) 저장 능력을 갖춰 하루 7000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미국 내 최대 규모의 배터리 프로젝트 중 하나인 태양광 ESS '캘리포니아 플랫'을 건설 중에 있다고 밝혔다.
애플은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전체 재생 에너지 공급을 담당하고 있는 애플의 130MWh 규모 태양광 발전 시설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라며 "낮 동안 생산된 에너지 여유분을 저장해 에너지 수급이 가장 필요할 때 사용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정보기술(IT) 매체 '더버지'에 따르면 애플의 이번 프로젝트엔 85개의 테슬라 메가팩 배터리가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의 대용량 에너지 저장 장치인 메가팩은 대규모 리튬이온 배터리를 컨테이너 형태의 모듈에 탑재해 전기에너지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사용하는 배터리 기반 에너지 저장장치(BESS)다.
메가팩은 최대 3MWh의 저장용량과 1.5MWh의 컨버터를 갖추고 있어 대용량의 에너지 저장장치가 있어야 하는 산업이나 공공부문 설치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앞서 테슬라는 미국 호주 하와이 등 각국 정부의 ESS 건설에 메가팩을 공급한 바 있다.
이번 애플과 테슬라의 협력은 양사가 최근까지도 전기 자동차 산업을 두고 마찰을 일으켰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12월 애플이 오는 2024년까지 자체 전기차를 만든다는 외신 보도가 나온 그 다음날 트윗을 통해 "(애플이 만든다고 보도된) 모노셀 구조는 전기적으로 불가능한 구조"라며 "아마도 여러개의 셀이 하나로 합쳐진 것을 말하는 것 같은데, 그건 우리의 구조화된 배터리팩과 같은 것 아닌가?"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와 함께 팀 쿡 애플 CEO의 소극적 투자도 비판했다. 머스크 CEO는 "모델3 개발에 극심한 어려움을 겪었던 시기에 팀 쿡과 접촉해 테슬라 인수 가능성을 (지금 시가총액의 10분의 1 수준으로) 타진했었다"고 했다. 그가 언급한 연도는 2018년 정도로 추측되는데, 애플이 그때 테슬라를 인수하지 않고 뒤늦게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애플은 이날 ESS 프로젝트 공개와 함께 자사 제품 생산에 100% 재생 에너지를 사용하는 '청정 에너지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협력업체가 110곳으로 늘었다고도 밝혔다. 국내 업체론 SK하이닉스와 대상에스티가 기존부터 참여하고 있고, 이번에 새롭게 아이티엠 반도체와 서울반도체가 합류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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