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당국은 수에즈운하에서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버기븐'(Ever Given)호가 좌초된 사태와 관련해 10억 달러(약 1조1천억원)를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1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오사마 라비 수에즈운하관리청(CSA) 청장은 현지 방송과 인터뷰에서 "이번 사태로 이집트의 평판이 손상돼 마땅히 배상금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배상 액수는 운송료, 준설·인양 작업으로 인한 운하 파손, 장비 및 인건비 등을 고려한 추정치"라고 설명했다. 다만, 라비 청장이 어느 곳에 배상금을 청구할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는게 외신의 전언이다.
사고 선박의 선사인 대만의 '에버그린'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보상금 지급을 요구받을 일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외신은 에버기븐호의 선박소유주(선주)인 일본의 '쇼에이 기센'과 수에즈운하관리청이 배상 문제에 관해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지난달 23일 오전 파나마 선적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버 기븐호가 수에즈 운하 중간에서 좌초하면서 운하 통행이 전면 중단됐다. 좌초한 배를 운하에서 빼내기 위한 준설과 예인 작업이 계속되고 있지만, 뱃머리가 제방에 박힌 거대한 선박을 물에 띄우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배에는 2만여 개의 컨테이너가 실려 있다.
선원들의 증언에 따르면 수에즈운하 통과 당시 초속 50m 이상의 모래폭풍이 몰아쳐 시야가 확보되지 못했다. 파도로 인해 배가 심하게 흔들려 발생한 자연재해에 의한 사고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22만t 넘는 에버기븐호가 방향을 잃고 모래톱에 빠진 정확한 이유를 제시하진 못하고 있다. 에버기븐호는 길이가 400m, 폭이 59m인 22만t급 세계 최대 규모 컨테이너선이다.
지난주 주말에 해당 선박 에버기븐호의 선주인 일본 쇼에이 가이샤 측이 고용한 구난회사의 크레인이 현장을 수습했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