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에즈 운하가 일주일만에 다시 열리면서 통행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30일(이하 현지시간) 현지언론과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국동부표준시(EDT)로 29일 오후 9시15분께 홍콩 선적 화물선 'YM위시'(YM Wish)호가 수에즈 운하 남단을 빠져나와 사우디아라비아의 홍해 인근 도시 제다로 향했다.
YM위시호는 수에즈 운하에서 좌초됐던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버기븐'(Ever Given)호가 완전히 부양한 뒤 수에즈 운하를 통과한 첫 선박이다.
선박 운항정보 사이트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YM위시호의 성공적인 통과 이후 많은 선박이 수에즈 운하에서 이동하고 있다.
이집트 언론 알아흐람에 따르면 오사마 라비 수에즈운하관리청(CSA) 청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30일 아침까지 수에즈 운하에서 양방향으로 선박 113척이 통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운하에서 4일 안에 통행 체증이 해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운하 통항 서비스 업체인 레스 에이전시스에 따르면 30일 오전 현재 수에즈항쪽에 163척, 포트사이드쪽에 137척, 그레이트비터호에 6척의 선박이 통항 대기 중이다.
레스 에이전시스는 밤새 그레이트비터호에 있던 37척의 선박이 운하를 통과했고, 이날 중으로 76척이 추가로 운하를 빠져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국내 해운업계도 수에즈 운하를 다시 이용하기 시작할 예정이다. 이날 해운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인근 해상에서 대기했던 HMM의 2만4000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급 그단스크호는 이날 오후 수에즈 운하로 통항할 예정이다.
유럽에서 아시아로 향하던 그단스크호에는 목재, 기계, 냉동 소고기, 화학제품, 자동차 부품, 각종 생필품 등이 실려있다.
HMM의 2만4000TEU급 스톡홀름호와 로테르담호, 더블린호, 5000TEU급 부정기선 HMM 프레스티지호 등 선박 4척은 예정대로 남아프리카공화국 희망봉 우회 노선을 항행하고 있다. 희망봉을 돌게 되면 약 9000㎞를 더 항해해야 해 소요 기간이 7∼10일 더 걸린다.
현대글로비스 역시 자동차 운반선 1척이 희망봉을 우회해 항행 중이다. 당초 해운업계에서는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컨테이너선 운임이 상승하는 등 영향이 클 것으로 우려했다. 그러나 예상보다 이른 시일 내에 수에즈 운하의 통항이 재개돼며 안도하고 있다.
앞서 중국에서 출발해 네덜란드 로테르담으로 향하던 파나마 선적의 에버기븐호가 지난 23일 수에즈 운하 중간에서 좌초하면서 운하의 통행이 마비됐다. 에버기븐호는 길이 400m, 총톤수 22만4000t의 대형 선박이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