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100분 토론은 오세훈의 팩트 왜곡, 의도는 들키고, 태도는 불량했다. 나 떨고 있니? 능글능글한 태도로 박영선 지지층의 분노를 자극해 지지층 결집 효과 있고 덕분에 오세훈 반대하러 투표장에 많이 나갈 것 같다. 박영선 압승이다."(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글 중)
"박영선 후보 캠프는 반성 좀 하셔야 할 듯. 상대 후보 네거티브에 치중하느라 박 후보에게 공약 공부하실 시간도 안 드렸나 보다. 울음이라도 터트리실까 봐 조마조마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글 중)
여야는 30일 처음 열린 박영선 더불어민주당·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간 TV 토론회에 대해 상반된 반응을 보이며 서로의 압승을 확신했다.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서 두 후보의 토론과 관련해 "내용과 태도에서 박영선 후보가 더 나았다"면서 "(오 후보는) 고개를 뒤로 젖히는 게 겸손해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수진 오세훈 후보 캠프 대변인은 "박영선 후보의 토론 진행 방식이 계속 말꼬리를 자르고 강요하는 듯한 얘기를 하면서 서로가 서로의 장점이라든지 내용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굉장히 아쉽다"면서 "(박영선 후보는) 자멸했다, 아쉽다, 참 급하긴 급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날 오세훈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며 "국민에게 몹쓸 짓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박영선 후보는 "임대차 3법의 방향은 맞다"고 반박했다.
오세훈 후보가 "그대로 유지해야 하나"라고 하자 박영선 후보는 "우리 사회가 가야 할 방향"이라고 답했고 오세훈 후보는 다시 "바뀌는 정책이 안 나오면 유지하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두 후보는 내곡동 논란 관련해서도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박영선 후보는 오세훈 후보가 내곡동 땅 측량 현장에 입회했다는 증인이 3명이라며 "측량 현장에 갔는가"라고 다그쳤고 오세훈 후보는 "안 갔다"고 말했다.
박영선 후보가 재차 확인하자 오세훈 후보는 "기억 앞에선 참 겸손해야 한다. 전혀 기억이 안 난다"고 말했다.
오세훈 후보는 증인에 대해 "삼인성호(三人成虎)라고 3명이 말하면 호랑이가 생겨난다고 했다"고 받아쳤다.
오세훈 후보는 '내곡 토지 관련 민주당의 3대 거짓말'이라는 제목으로 준비해둔 패널을 꺼내 들며 △보상받으려고 땅을 샀나 △서울시장 시절 관여했나 △당시 시가보다 더 받았나 등 3가지가 초점이라며 "민주당이 이것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박영선 후보는 "내곡동 땅의 핵심은 거짓말을 했느냐 안 했느냐, 측량 장소에 갔느냐 안 갔느냐"라며 "거짓말이 탄로 나기 시작하니 이제 말을 바꾼다"고 비판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 또한 내곡동 논란과 관련해 "측량장에 갔느냐 안 갔느냐가 본질이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박영선 후보가 상대 후보 네거티브에 치중하느라 공약 공부가 부족했다"면서 "본인이 내건 공약의 예산 정도는 계산 가능한 분이 하셔야 맞지 않나"라고 말했다.
오세훈 후보가 "수직정원 한 채 짓는데 5천 억 든다던데"라고 묻자 박영선 후보는 "빌딩의 사이즈에 따라 다르다"고 즉답을 피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박영선 후보는 이날 수직정원의 수도관이 겨울에 동파되면 어떻게 하느냐는 오세훈 후보의 질문에 "요즘은 빗물을 받아서 AI를 이용해 삼투압 방식으로 끌어올리는 형태다"라고 주장했다.
오세훈 후보가 "겨울에는 안 언다 치고 여름에 모기는 어떻게 해결하나. 중국 수직정원도 800세대 중 10가구만 남았다. 모기 때문에 모두 떠났다"고 지적하자 박영선 후보는 "모기 그렇게 많지 않다. 유일하게 실패한 케이스를 가지고 나온 것이냐. 모기는 있을 수 있지만 그럼 모기가 무서워서 숲을 다 베나"라고 대응했다.
오세훈 후보 캠프의 이준석 뉴미디어본부장은 박영선 후보의 공약 중 하나인 '수직정원'을 두고 두 후보가 설전을 벌인 점에 대해 페이스북에 "AI랑 삼투압이 결합이 가능한 용어인지도 처음 알았다"며 "이거 진짜 원적외선 바이오 맥반석 오징어 파는 느낌인데 이게 토론에서 나왔다니…"라고 지적했다.
두 후보는 보궐선거가 열리게 된 배경과 관련해 날선 비판을 주고받았다.
박영선 후보는 2011년 오세훈 후보가 서울시장직을 사퇴했던 무상급식 정책으로 선공을 펼쳤다.
박영선 후보는 “무상급식이 시장직을 내던질 일이었나”라며 “지금은 무상급식에 대해 찬성하는가”라고 물었다. 오세훈 후보는 “부잣집 아이에게 갈 예산을 아껴 공교육만으로도 진학할 수 있도록 가난한 집 아이에게 교육 사다리를 만들어주자는 취지였다”고 답했다.
박영선 후보는 “부잣집과 가난한 집을 나누는 것이 아이들에게 상처를 준다는 생각을 하지 않느냐”며 “어린이집에서 간식을 주는 건 무상급식인가”라고 재차 물었다. 오세훈 후보는 “이미 시작된 정책은 철회하지 않겠다”며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전임자 정책을 지우는 걸 보고 이건 아니다 싶어 정책의 지속성이 유지돼야 한다는 게 제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박영선 후보는 이에 대해 “무상급식 때문에 보궐선거가 있었다. 보궐선거 이유를 제공한 건 똑같다"고 했다. 오세훈 후보는 "성추행에 의한 보궐선거와 똑같다는 것이냐"며 목소리를 높이며 "박 후보에게는 가치가 같은가 보다. 저는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날 오세훈 후보는 2011년 보궐선거 원인 제공자로서 사과하고 박영선 후보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극단적 선택에 의한 보궐선거에 대해 "서울 시민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