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엔진 마운트 등 진동이 구조물에 전달되는 것을 막는 ‘방진 부품’은 고무와 금속을 접착제로 붙여 하나의 구조체로 만든다. 같은 금속을 붙일 땐 용접할 수 있지만 이종 물질 간 접합은 접착제를 통해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유원알투엠은 수입에 의존하던 고무·금속 간 접착제를 국내에서 처음 국산화에 성공한 소재 업체다. 곽흥섭 유원알투엠 대표(사진)는 “고무·금속 간 접착제는 미국 로드사 제품(켐록)이 국내 시장의 6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며 “2017년부터 독자 개발에 성공해 판매망을 확대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런 특수 목적 접착제는 한 번 붙으면 고무가 찢어질지언정 절대 떨어지지 않도록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기술 난도가 높다는 평가다. 특히 유원알투엠은 기존 수입 제품과 달리 ‘1액형’ 접착제를 주력으로 하고 있다. 기존 접착제는 주로 2액형으로 금속 표면에 접착제를 바르고 마른 후 다시 접착제를 한 번 더 발라 고무와 붙이는 방식이었다.
곽 대표는 “회사의 1액형 접착제는 접착제를 금속에 한 번만 바르고도 고무와 단단히 접착시킬 수 있다”며 “공정을 크게 줄일 수 있어 제조업체로서도 작업 시간을 줄이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유원알투엠은 베트남·중국 등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체의 부품 협력사와도 납품을 위해 시범 테스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에 쓰이는 접착제는 안전성 문제로 시범 테스트에만 3~4년가량 걸린다는 게 곽 대표의 설명이다.
유원알투엠은 이 밖에 실리콘과 금속, 실리콘과 플라스틱을 붙일 수 있는 접착제도 개발해 판매 중이다. 이 같은 제품은 전봇대 송배전선에 쓰이는 애자(절연체)나 휴대폰 케이스 제조 등에 활용된다. 자동차 본체와 문 사이의 틈에 넣는 고무(웨더스트립)를 보호하는 코팅제도 개발했다.
원래 중견 화학소재 업체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일하던 곽 대표는 접착제 기술을 연구하던 개발팀장(현재)과 의기투합해 2015년 유원알투엠을 설립했다. 그는 “글로벌 접착제 및 코팅제 시장이 1조5000억원 규모에 달한다”며 “올해 중국·인도를 시작으로 적극 판로를 확대해 세계 시장의 10% 이상을 확보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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