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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식물의 마음을 읽으면 사람간 관계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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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 '지친다는 것'만큼 무서운 건 없다. 관계에 있어서 나보다 '타인에게 보이는 나'를 더 의식했을 때 관계의 번아웃이 왔다. 내 마음의 평수는 5평인데 난 멋있어 보이려고 51평짜리 아파트인 척하고 살았다. 그 결과 5평 아파트와 51평의 아파트 차액만큼 인내심을 대출받아야 했고 인내심 대출을 받다 받다 파산해버렸던 것이다." (본문 중)

신간 '바람에 흔들리게 창문을 열어주세요(북스고)' 작가 김지연은 특이하게도 꽃과 나무, 식물과 자연에 대한 이야기를 기록한 에세이로 사람과의 관계를 풀어낸다.

김지연은 평소 식물 기르기가 취미라고 할 만큼 식물과 함께 하는 일상을 보내면서, 남편, 아이, 친구 등과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식물의 생태와 특징에 빗대어 기록했다. 라벤더를 들이고 ‘잘’ 키우고 싶어 풍부한 물과 적당한 햇빛과 넘치지 않는 관심을 주었지만 라벤더는 결국 말라 죽었는데 그 이유가 물도 햇빛도 아닌 ‘새로운 공기’에 대한 필요를 채워주지 못해서였다는 것을 깨닫는다.

우리 삶도 마찬가지로 일상을 살아가지만 가족이나 관계 안에서 같이 마시는 공기 말고 새로운 공기가 필요할 때가 있다. 일상을 ‘잘’ 살아간다는 것은 그만큼 지친 자신의 삶 속에서 케렌시아를 가지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 책은 저자가 겪은 또는 겪어 온, 앞으로 겪어 갈 모든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우리는 삶을 살아가면서 ‘관계’ 없이 살 수는 없다. 하지만 그 관계라는 것은 생각보다 힘들 때가 있다. 생각처럼 인연으로 이어지지 않거나 갈등이 생기고, 오해를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 그 관계를 통해서 우리는 성장하고 삶의 해답을 얻기도 한다.

저자의 제안처럼 식물마다 다른 삶의 방식을 택하듯 주어진 조건과 환경에 불평하지 않고 나름의 길을 묵묵히 견뎌내고 있는 식물의 자세에서 인생의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하나의 정답이 아닌 자신의 답을 만들어 가는 식물을 보며 저자가 공감한 깊은 울림을 나누며 지금 관계로 힘든 모든 사람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건넨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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