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기에 금속활자로 찍어낸 '이학지남(吏學指南)' 유일본이 일본 와세다대학교 도서관에서 소장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에 목판으로 간행된 책보다 더 이른 시기에 금속활자로 간행된 사례라는 점에서 중요한 역사자료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문화재청 산하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일본 와세다대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한국전적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를 국외한국문화재 총서로 29일 발간했다. 와세다대학도서관이 소장한 한국전적 482종 2686책의 현황과 특징을 분석하고 주요 전적에 대한 상세해제를 담았다. 재단 관계자는 "긴 협의를 거쳐 실물 열람허가를 받아 디지털본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사항을 기록하고 세부적으로 조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번 보고서에 소개된 15세기 금속활자본 '이학지남'은 중국 원나라때 마련된 관리지침서로 정치, 경제, 법률 등의 용어를 간략히 풀이한 책이다. 이번에 공개된 판본은 1421년에 완성된 세종 초기 금속활자인 경자자(庚子字)로 간행됐다. 금속활자인본으로는 처음 발견된 것이고 한국에도 소장되지 않은 유일본이다.
1865년 4월부터 1868년 7월까지의 경복궁 중건 과정을 9권에 나눠담은 '경복궁 영건일기'도 눈길을 끈다. 경복궁 중건 관련 문서, 사용된 비용, 동원된 인부 등이 상세하게 기록돼 있고 완질로서는 유일본이라는 점에서 사료적 가치가 높다.
이번 보고서는 국내를 비롯해 소장기관과 해외에서도 공유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국·일문 혼합판으로 발간됐다. 재단측은 "국외문화재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기 위해 이번에 발간된 보고서를 포함해 국외한국문화재 총서를 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디지털 열람할 수 있도록 서비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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