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비트코인은 노르웨이 전체와 맞먹는 에너지를 소비하는 '환경의 적'이다. 정부와 유럽연합(EU)이 즉각 금지시켜야 한다. 우린 이미 갖고 있는 결제 시스템으로 잘 살고 있다."노르웨이의 억만장자 외스타인 스트레이 스페탈렌은 지난 18일 한 콘퍼런스에서 비트코인을 "그냥 헛소리"라고 맹비난했다.
그런데 이게 웬걸, 9일 뒤 그는 노르웨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전혀 다른 소릴 했다. 자신이 현지 최대 암호화폐거래소 '미라이엑스(MiraiEx)'의 지분을 일부 보유하고 있다고 고백한 것이다. 스페탈렌은 "미라이엑스 이사회에 참여했고, 비트코인에 직접 돈도 투자했다"고 밝혔다.
스페탈렌은 "팩트가 바뀌면 나도 바뀐다"며 "이달 초 미라이엑스 창업자를 만나고 나서 내가 틀렸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에 투자한 다른 부자를 언급하며 "그는 돈을 버는데 나는 벌지 못한다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고도 했다.
암호화폐매체 디크립토는 그의 발언이 '폭탄 선언'이자 '억만장자의 FOMO(남보다 뒤처지는 데 대한 두려움)'라고 했다.
비트코인은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투자처다. 하지만 성공한 부자들이 암호화폐를 바라보는 시각은 여전히 극과 극으로 갈린다.
한쪽에는 '열혈 옹호론자'들이 있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트위터 CEO 잭 도시 등은 회삿돈으로 비트코인을 사들여 시장에 불을 붙였다. 폴 튜더 존스, 마이크 노보그라츠, 앤서니 스카라무치 등 월스트리트의 전문 투자자들도 기름을 부었다.
다른 한쪽에는 삐딱한 시선을 절대 바꾸지 않는 '철벽 비판론자'들이 있다. 대표 주자는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이다. 그는 "암호화폐는 기본적으로 아무런 가치가 없고, 아무 것도 생산하지 못한다"며 "나는 암호화폐를 갖고 있지 않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다.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교수는 "비트코인 가격은 한 무리의 사람들에 의해 전적으로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트코인 투자자를 향해 "2017년 폭락장을 똑같이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악담을 퍼붓기도 한다.
암호화폐 시장정보업체 크로스앵글은 최근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에 대한 글로벌 투자 대가들의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회장, 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 창업자 등은 4년 전만 해도 비트코인에 '부정적'이었지만 최근에는 '덜 부정적'으로 미묘하게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 역시 비트코인 반대론자로 분류되긴 하지만 최근 수위를 살짝 낮춰 스스로 "중립"이라는 표현을 썼다.
한 암호화폐거래소 대표는 "과거에는 주식도 투기라고 부르던 시절이 있었다"며 "비트코인에 대한 시각은 세월이 흐를 수록 점차 달라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암호화폐 업계 관계자는 "레이 달리오처럼 비트코인에 대해 극도로 부정적이던 사람이 비트코인에 대한 전향적 결정을 내린다면 시장에 주는 의미가 남다를 것"이라며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했다. 이들의 기대는 현실이 될 수 있을까.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