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조지아주 애틀랜타 마사지가게 총격 사건등 미국에서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 범죄가 발생하는 가운데 곳곳에서 반(反)아시아계 증오·범죄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행진이 열렸다.
27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서 위안부·독도 운동을 벌여온 김진덕·정경식재단과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의 한인회들, 중국계 미국인 중심의 위안부 인권단체 '위안부정의연대'(CWJC)는 이날 '애틀랜타 총격 사건 피해자 추모식 및 아시안 인권을 위한 평화 시위·행진'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진에 참가한 인원은 약 3000여명으로 추산된다.
이들은 위안부 기림비가 세워져 있는 샌프란시스코 세인트메리스퀘어 공원에서 추모식을 열고 총격 사건에 희생된 피해자들을 기렸다. 이 자리에는 흑인인 런던 브리드 샌프란시스코 시장도 참석해 아시아계 증오범죄에 대한 반대 의사를 밝혔다.
참가자들은 공원에서 샌프란시스코의 중심지인 유니언스퀘어까지 600m 구간에서 평화 행진을 벌였다. 이들은 "아시아인에 대한 증오를 멈춰라", "인종차별 반대, 성차별 반대, 폭력을 멈춰라", "나쁜 날은 증오 범죄를 정당화하지 않는다" 등이 적힌 팻말을 들고 행진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한인타운에서도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LA 한인회 등 40여개 한인 단체가 주관한 행사에는 2000여명이 모여 한인타운 인근 올림픽 대로를 행진했다. 참석자들은 애틀랜타 연쇄 총격 사건으로 숨진 한인 등 아시아계 여성 6명을 애도하고 "아시안 증오를 멈춰라". "더는 안된다"는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증오범죄를 규탄하는 현수막과 팻말을 들고, 북을 울리며 LA 도심 대로를 누볐다.
애틀란타에선 지난 16일 총격으로 인해 한인 4명 등 총 6명이 사망했다. 경찰에 따르면 희생자는 74세의 박모씨, 그랜트를 성으로 하는 51세 여성, 69세의 김모씨, 63세 유모씨다. 유씨는 아로마세러피스파에서 일하다 희생됐고 나머지 3명은 맞은편 골드스파에서 살해됐다. 현지 언론들은 이번 사건을 인종 차별로 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송렬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