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가 2025년까지 오리지널 콘텐츠에 1조원을 투자한다. 웨이브는 SK텔레콤과 지상파 방송 3사가 합작해 만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다. 급팽창하는 OTT 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웨이브를 운영하는 콘텐츠웨이브는 2025년까지 총 1조원을 투자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고 올 상반기 콘텐츠 기획·개발을 전담하는 스튜디오를 설립한다고 26일 발표했다. 웨이브의 최대주주인 SK텔레콤은 지난 25일 이사회를 열고 투자 확대를 위한 1000억원의 추가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웨이브는 기존 자금과 향후 추가 투자 유치, 콘텐츠 수익 재투자 등을 통해 1조원 규모의 자금을 마련하기로 했다.
2019년 출범한 웨이브는 작년까지 700억원을 들여 ‘앨리스’ ‘SF8’ ‘좀비탐정’ 등 오리지널 콘텐츠를 꾸준히 제작해왔다. 올해도 800억원 이상을 투입할 계획이며 향후 투자 규모를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글로벌 OTT에 비해 규모 면에서 열세일 수밖에 없지만 공격적인 투자로 국내 미디어 플랫폼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것”이라며 “기존 콘텐츠에 오리지널 콘텐츠를 더해 웨이브를 경쟁력있는 글로벌 OTT로 육성하겠다”고 설명했다.
투자금 확보와 함께 제작 분야 전문인력을 영입하고 오리지널 콘텐츠 기획 스튜디오도 설립한다.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최근 콘텐츠전략본부를 신설한 웨이브는 최고콘텐츠책임자(CCO)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
웨이브뿐만 아니라 다른 OTT들도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시청자를 끌어모으려면 다른 데서 볼 수 없는 콘텐츠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국내 OTT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넷플릭스가 가장 적극적이다. ‘킹덤’ ‘스위트홈’ 등 한국에서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가 한국은 물론 해외 시장에서도 인기를 끌면서 투자를 늘리는 모습이다. 올해 55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최근 밝히기도 했다.
OTT ‘시즌(Seezn)’을 서비스하는 KT도 향후 3년간 수천억원을 들여 드라마 100여 개를 제작할 계획이다. 23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구현모 KT 대표는 “KT의 미디어 플랫폼 발전을 위해 콘텐츠는 필수”라고 강조했다. CJ ENM도 올해부터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를 잇달아 선보인다. 지난 1월 공개한 예능 ‘여고 추리반’에 이어 드라마 ‘당신의 운명을 쓰고 있습니다’가 26일 방송을 시작했다. 앞으로 3년간 4000억원가량을 투자할 방침이다.
올해 국내 진출을 선언한 글로벌 OTT인 디즈니플러스 역시 서비스 시작 시점에 맞춰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를 내놓는다. 루크 강 디즈니 아시아태평양지역 총괄사장은 23일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OTT 사업을 하려면 한국 콘텐츠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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