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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주사 바꿔치기' 음모론 시달린 간호사, 정 총리도 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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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맡았다가 주사기 바꿔치기 음모론에 휘말려 보수단체 등으로부터 협박을 받은 서울 종로구청 소속 황모 간호사가 26일 정세균 국무총리 백신 접종도 맡았다.

당초 종로구 측에서는 황 간호사를 걱정해 이번 접종을 만류했지만 본인이 피할 이유가 없다며 접종을 맡았다는 후문이다.

종로구 측은 "문 대통령 접종 당시와 똑같이 백신에서 약물을 뽑아낸 다음 다시 캡을 씌운 뒤 접종했다"고 밝혔다.

주사기 바꿔치기 논란은 문재인 대통령이 백신을 접종받기 직전 주사기에 '뚜껑(캡)'이 끼워져 있어 시작됐다. 녹화 방송으로 공개된 접종 장면에서 황 간호사는 주사기로 백신을 추출한 뒤 가림막 뒤로 갔다가 다시 나와 문재인 대통령에게 백신을 접종했다.

이때 대통령에게 접종하기 직전 주사기에 뚜껑이 씌어있어서 '리캡' 논란이 일었다. 주사기 캡을 열고 백신을 추출했는데, 가림막 뒤에 갔다 온 뒤에 다시 캡이 씌워져 있는 건 자연스럽지 않다는 것이다. 가림막 뒤에서 주사기를 바꿔치기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종로구 보건소 측은 "리캡은 감염 가능성을 없애기 위해 매뉴얼에 따라 실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장은 "주사기 바꿔치기 여부는 알 수 없지만 리캡(뚜껑 다시 씌우기)은 매뉴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노환규 전 회장은 지난 25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실제 매뉴얼에는 '캡 닫기를 피하라'라고 나와있다. 그리고 꼭 필요하다면 두 손을 쓰지 말고 한 손을 사용하라고 되어 있다"며 "(주사기 바꿔치기 가능성은 낮지만) 리캡이 매뉴얼이라는 거짓말은 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했다.

일부 보수단체 인사들은 황 간호사에게 직접 전화해 "양심 선언해라", "죽인다" 등 협박과 욕설을 하기도 했다. 종로구는 황 간호사가 받았을 충격을 감안해 당분간 업무에서 배제하고 휴가를 주려고 했으나 본인이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관리청은 백신 바꿔치기 의혹을 제기한 일부 누리꾼들에 대한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경찰은 곧바로 내사에 착수했다.


이에 대해 야권 일각에서는 먼저 당시 폐쇄회로(CC)TV 화면을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러나 종로구청 관계자는 <한경닷컴>과의 통화에서 "지금까지 협박·항의 전화를 수백통 받았다. 우리도 영상이 있다면 공개하고 싶다"며 "영상을 확인해봤는데 당시 카메라가 가림막 뒤를 향하고 있지 않았다. 그래서 해당 영상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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