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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마켓+] '조선구마사' 다음은 JTBC·CJ ENM? "中 묻은 콘텐츠 안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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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구마사'가 방송 4일 만에 종영됐다. 역사 왜곡에 대한 반감과 반중 정서가 대중에게 얼마나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는지 보여준 사례다. 행동하는 시청자들의 다음 타깃은 이제 방송될 작품들이다. 중국 작품을 원작으로 했거나, 역사 왜곡 소지가 있는 작품에 대한 반감은 이들 작품에 투자를 하거나 광고를 한 기업들에 대한 불매 운동으로 '돈줄'을 끊는 행위로 이어지고 있다.

SBS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의 폐지는 방송 관계자들에게도 충격을 준 사건이었다. 이전까지 역사 왜곡 논란이 불거진 작품도, 반중 정서를 건드린 작품도 여럿이었지만 '폐지'까지 이어진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엔딩 크레딧을 통해 노출되는 제작 지원, 협찬, 광고에 참여한 기업들에 대한 '불매 운동'이 주요했다는 평이다. "욕을 먹어도 화제성만 있으면 된다", "시청률만 잘 나오면 된다"고 생각했던 광고주와 제작사, 방송사 관계자들에게 "대중적인 반감이 수익에 직격탄을 줄 수 있다"고 알린 계기가 된 것.

'조선구마사'는 조선 태종과 충녕이 악귀에 대항에 펼치는 혈투를 그린 드라마로 알려졌다. 하지만 첫 방송부터 민간인을 학살하는 '살인귀' 태종, 왕자의 권위 따윈 찾아볼 수 없는 충녕과 여러 역사적인 위인들을 비하하는 표현으로 문제가 됐다.

여기에 무녀의 의상과 무관들의 검, 한복을 입은 기녀가 있는 기방에서 버젓이 등장하는 만두, 피란(삭힌 오리알), 양갈비 등 중국식 소품은 반감을 키웠다. 판타지 사극이 용납할 수 있는 수용 법위를 넘어선 명백한 역사 왜곡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조선구마사'가 첫 방송된 후 엔딩 배너 광고에 참여했던 호관원을 시작으로 줄줄이 제작 지원 철회를 선언했다. 앞뒤 광고를 노출했던 20여 개 기업들도 "'조선구마사'의 기획의도와 내용에 동의하지 않았고, 논란이 불거진 후 철회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SBS에서 사상 첫 '무(無) 광고' 드라마가 탄생했다.

결국 SBS는 방송 중단을, 제작사는 제작 중단과 해외 판권 계약 철회를 선언했다. '조선구마사'로 드라마 사업에 첫 진출을 꾀했던 롯데컬처웍스도 투자 회수 결정 소식을 전했다.
'조선구마사' 퇴출 시킨 행동하는 시청자, 다음은…

'조선구마사'에 앞서 역사 왜곡이나 반중 정서를 자극했던 작품들이 있었다. 이전까지 반감 표시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글을 올리거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글을 게재하는 정도였다면 '조선구사마'를 통해 '광고주 압박'을 학습한 시청자들은 다음 타깃을 향한 행동을 준비 중이다.

당장 발등에 등이 떨어진 작품은 기획 단계부터 우려를 자아냈던 JTBC 새 드라마 '설강화'다. '설강화'는 1987년 서울을 배경으로 어느 날 갑자기 여대 기숙사에 피투성이로 뛰어든 대학생과 서슬 퍼런 감시 속에서 그를 감추고 치료해 준 여대생의 로맨스를 담은 작품. 하지만 운동권 학생과 간첩의 로맨스가 자칫 간첩 미화로 그려지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설강화'는 현재 촬영 단계로 구체적으로 간첩 미화가 등장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80년대 투쟁을 통해 얻은 민주화의 역사가 자칫 왜곡되는 건 아닌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JTBC 또 다른 새 드라마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는 중국 소설 '동트기 힘든 긴 밤'을 원작으로 했다. 반중 정서가 불거지기 전 한석규, 정유미의 출연 소식과 '라이프 온 마스', '사랑의 불시착' 이정효 감독이 새로 연출을 맡은 작품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지만 "중국 자본이 투입된 드라마가 아니냐"는 반감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JTBC 드라마를 제작하는 자회사 JTBC 스튜디오는 지난해 중국 텐센트에 1000억 원의 투자를 받았다. 텐센트는 중국 최대 매신저 및 동영상 플랫폼을 거느리고 있을 뿐 아니라 국내에도 YG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해 빅히트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등과 업무 협약을 맺거나 특수 지분 관계를 맺고 있다. '철인왕후' 제작사였던 YG스튜디오플렉스의 주요 주주로 텐센트 계열사인 상하이펑잉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중국 자본 때문에 역사 왜곡 드라마를 만든 거 아니겠냐"는 의혹이 불거진 바, JTBC스튜디오에 더욱 냉정한 잣대가 있으리란 관측이다.

'철인왕후'에 이어 '여신강림'에 '빈센조'까지 중국 제품 PPL로 비난받았던 tvN도 가슴을 졸이고 있다. 일련의 사태로 "'CJ'가 'China Joa'(중국 좋아)의 약자냐"는 비아냥이 나오는 상황에서 중국 소설 원작인 '잠중록'이 제작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 '잠중록'은 여주인공이 추리하는 설정만 따 온 것으로 알려졌지만, 커져가는 반중 감정에 어떤 차별점을 보여줄지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한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대중들의 역사 왜곡 반감, 반중 정서가 얼마나 큰 지 '조선구마사'를 통해 다들 느꼈다"며 "작품에 출연하는 것만으로도 광고한 제품의 불매 움직임까지 나오는 만큼 더욱 신중하게 여러 상황을 고려해야 하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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