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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했던 학폭 가해자가 배우 데뷔 준비 중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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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신애 인스타그램 글 中
그룹 (여자) 아이들 멤버 수진의 '학폭' 피해자로 알려진 서신애는 이같이 말했다. 청소년기 겪는 학폭은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내고 아픔은 오래 지속된다. 스포츠계를 시작으로 연예계까지 학폭 미투가 연달아 터지면서 일반인들도 "이제는 말 할 수 있다"며 커뮤니티를 통해 묵혀뒀던 피해 사실을 드러내고 있다.

네티즌 A 씨는 자신의 동생 B 씨가 중학생 때 학폭과 사이버 집단 따돌림을 당하고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트라우마로 인해 사회로 나가지 못한 상태라고 토로했다. 그는 "동생은 그날 이후로 평생 고통받고 있는데 가해자는 자신의 이름과 얼굴로 블로그를 운영하고 배우를 준비하며 죄책감 없는 모습으로 지내고 있다"고 분노했다.

동생 B 씨는 여러 학폭 미투 소식을 접하고 증거물을 10년이나 간직하고 있었다면서 A 씨에게 공론화를 부탁했다는 것이다.

10년 만에 알게 된 동생의 피해 내용에 A 씨는 "정말 더럽고 충격적이었다"라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2011년 경 B 씨는 20명이 넘는 가해자들 앞에서 손가락질과 비웃음을 당하며 집단 구타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반나절 가량 지하 주차장 등에서 맞은 동생은 온몸이 흙투성이가 된 채 들어왔고, 피해 사실을 학교에 알렸지만 학교 측은 정확한 경위 판단 없이 4일 만에 피해자인 B 씨에게 전학을 권유했다.

뒤늦게 학교폭력위원회가 늘렸으나 가해자들에겐 봉사활동, 근신 정도의 가벼운 처분이 내려졌고, 가해자 부모들도 사건을 대수롭지 않게 여겨 B 씨에게 사과를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A 씨는 "동생은 그 충격에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응급실에 실려갔고, 정신과에 입원을 했다. 결국 7월에 자퇴를 했다"고 전했다.

해당 사건은 한 매체를 통해 보도가 됐다. 그럼에도 가해자들의 괴롭힘은 지속적으로 이어졌다. 바로 '사이버 불링(온라인 상 집단 따돌림)'을 통해서였다.

학폭 주동자 C 씨는 싸이월드 공유 다이어리를 만들어 B 씨를 초대했고 그때부터 빠져나올 수 없는 지옥이 시작됐다고 했다.

A 씨는 "동생은 자퇴를 한 후에도 1년이 넘도록 실명을 거론한 성희롱, 외모비하, 허위사실 유포 등 지속적으로 조리돌림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동생에 대한 허위 사실을 올리고 퍼뜨리기도 하고 메신저를 통해 극단적 선택을 종용하기도 했다. 에이즈 때문에 자퇴했다는 소문을 내고 길에서 보면 쫓아오고 동생의 뺨을 때리기도 하고 죽기 직전까지 괴롭혔다"고 말했다.

B 씨가 간직한 증거자료에서 가해자들은 B 씨와 주변인들에게 "걸레X, 줘도 안 한다. 엿이나 먹어라"라는 등 입에도 담기 힘든 욕설을 퍼부었다.

A 씨는 "당시 가해자는 제대로 된 공인도 아니고 공소시효로 인해 처벌 또한 어려운 것을 알고 있다. 그런데도 그는 배우 데뷔를 준비하며 죄책감 없이 지내고 있다"며 분노했다.

그러면서 "저희 가족은 가해자들 때문에 삶의 터전에서 도망칠 수밖에 없었지만 그들은 그 동네에서 다들 친한 친구로 지내며 중학교 시절을 그리워하고 추억하고 있다"며 한탄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죄의식 없는 학폭 가해자들 공소시효 늘리고 강력 처벌해 주세요'라는 글을 올려 호소했다.

A 씨는 "중학생의 소행이라고 믿기 어려운 잔혹한 일들이 지금도 계속 일어나고 있다"며 "학교, 교사, 사회 모두 소극적으로 대처해선 안된다. 촉법소년이라도 제대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수위를 높이고 훗날 가해자들을 법정에 세울 수 있도록 공소시효를 늘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해자는 SNS를 통해 "'내가 딴 사람이라도 믿었겠다'라고 말할 정도로 탄탄한 소문"이라면서 "반드시 진실은 밝혀진다. 그리고 아닌 건 아닌거다. 내가 떳떳하면 된거다"라며 학폭 사실을 부인했다.

네티즌들은 "저런 악행을 저지르고도 뻔뻔하게 배우를 준비 중이라니 꼭 널리 퍼져서 처벌받고 데뷔 못하게 해야 한다", "지금까지 잘 견뎌줘서 다행이다. 이번에는 그들이 죗값 돌려받을 차례", "가해자들이 피해자의 천만 분의 일이라도 고통을 돌려받기를 바란다"며 공분했다.

알바콜과 두잇서베이 설문조사 결과 성인 4명 가운데 1명은 학교 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 중 절반 이상인 51.1%의 응답자가 주변 사람들에게도 알리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이들은 현재 학교폭력 징계가 적절한가에 대한 질문에 10명 중 7명은 징계체제가 허술하다고 느꼈다.

학폭 피해 경험자들은 가해자들을 엄중 처벌할 수 있는 징계체제 정립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봉사활동 등 징계는 졸업 후 생활기록부에서 지워지기 때문에 학폭 가해자라는 사실을 잊고 '어린시절의 장난'으로 치부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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