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중간지주사 전환 등 지배구조 개편에 나선다.
박정호 SK텔레콤 최고경영자(CEO·사진)는 25일 서울 을지로 T타워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와 구성원들에게 가장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올해는 반드시 지배구조 개편을 실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상반기도 아니고, 곧 구체화되는 대로 따로 자리를 마련해 설명하겠다”고 했다.
업계에선 SK텔레콤이 중간지주사 전환을 위한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시행된 이후 중간지주사로 전환하면 SK텔레콤은 현재 20.07%인 SK하이닉스 지분율을 30%까지 늘려야 한다. 강화된 지분 규제가 실행되기 전에 지배구조 개편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얘기다.
박 CEO는 “현재 요금과 매출 구조로는 더 이상 성장할 수 없다”며 “자산 구조와 비즈니스 모델을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형태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원스토어와 11번가 웨이브 등 그동안 육성해온 ‘뉴 ICT(정보통신기술)’ 자회사의 기업공개(IPO) 역시 순차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이날 주총에선 주가 부양을 위해 중간 배당 대신 분기 배당을 신설하는 내용의 정관 일부 변경도 의결했다. 앞으로는 매년 6월 말 중간 배당을 했던 방식 대신 분기별로 배당금을 지급하게 된다. 박 CEO는 “분기 배당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다고 보고 바꾸는 것”이라며 “예측 가능성이 높아지고 주주가치도 제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금배당액은 지난해 지급된 중간배당금 1000원을 포함한 주당 1만원으로 확정했다.
‘인공지능(AI) 컴퍼니’ 구상도 공개했다. AI를 중심으로 핵심 사업인 이동통신(MNO)을 비롯해 미디어, 보안, 커머스, 모빌리티 등 5대 사업부문의 상품과 서비스를 유기적으로 연결한다는 목표다. 박 CEO는 “SK텔레콤의 모든 서비스를 AI로 무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사회 산하에 미래전략위원회, 인사보상위원회, 감사위원회, ESG(환경·사회·지배구조)위원회 등 4대 위원회를 설치해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화할 계획도 밝혔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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