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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텔이 아파트보다 더 올랐다고?"…전문가들도 '깜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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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규제가 아파트로 쏠리면서 오피스텔이 반사 이익을 얻고 있다. 심지어 오피스텔 가격 상승률이 아파트를 넘어섰다. 부동산 전문가들마저 "이례적인 일"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오피스텔은 그동안 시세차익 보다는 매달 거두는 '임대수익'이 가치를 결정하는 부동산이었기 때문이다.

23일 부동산리서치업체 리얼하우스가 ‘한국부동산원’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오피스텔 가격 상승률을 22.8%를 기록해 아파트값 상승률(10.0%) 보다 약 2.3배 가량 높게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기간 -0.4% 하락하고, 2019년 0.5% 상승한 것과 비교해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지방에서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수도권 오피스텔은 평균 21.6%의 상승세를 보인 반면 지방은 33.9%나 올랐다.
지난 2월, 아파트 10% 올랐는데…오피스텔은 22.8%↑
오피스텔은 시세차익보다는 매달 월세를 받는 수익형 부동산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부동산 대책이 아파트 시장을 옥죄면서 투자자들의 자금도 오피스텔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예전에 비해 수요도 불어났다. 1~2인 가구가 증가했고, 아파트값이 비싸지면서 주거용 오피스텔을 찾는 이들이 늘어났다. 시장에서는 이제 오피스텔로도 시세차익이 가능해지면서 부동산 시장도 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병기 리얼하우스 리서치팀장은 "오피스텔 상승세가 이렇게 가파른 건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7·2부동산대책에서 주택임대사업제도를 대대적으로 손질한 이후 오피스텔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며 "오피스텔은 주택에 비해 규제가 덜하다보니 수요자가 몰리더니 상승률까지 아파트를 추월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해 7월 당시 단기임대(4년)와 아파트 장기일반 매입임대(8년)를 모두 폐지했다. 아파트로는 더 이상 주택임대사업자 등록이 불가능해졌다. 반면 오피스텔은 여전히 주택임대사업자 등록이 가능해 다양한 세제혜택을 제공받을 수 있다.

분양권 측면에서도 규제가 덜하다. 오피스텔 분양권은 취득세 및 양도세 산정 시 주택수에 포함되지 않는데다가 분양권을 양도할 때 양도소득세율이 기본세율(6~45%, 2년 이상 보유 조건)로 적용된다.
'임대수익' 보다 '내집 마련' 수단된 오피스텔
청약에 있어서도 통장이 필요없다보니 수요자들이 몰렸다. GS건설이 지난 1월에 분양했던 ‘판교밸리자이’는 오피스텔 282실 모집에 무려 6만5503명이 신청해 평균 232.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반면 아파트는 1순위에서 151가구 모집에 9754명이 청약해 평균 64.6대 1 수준에 그쳤다. 지방에서는 금호건설이 지난 17일에 청약접수를 받았던 ‘세종 리첸시아 파밀리에’는 217실 모집에 6711명이 몰려 평균 30.9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실제 고가 아파트의 대출이 묶이면서 9억원 이상의 고가 오피스텔 거래도 급증했다. 수익형부동산 연구개발기업 상가정보연구소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2월 전국 9억원 이상 오피스텔 거래량은 124건(3월 22일 기준)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동기간 거래량 63건 대비 약 96.8% 증가했으며 이는 약 2배 증가한 수치다.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고가 주택 대출 규제가 강화돼 대출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고가 오피스텔 거래량은 증가했다"며 "과거 임대 수익을 얻는 투자 상품이었던 오피스텔이 실거주 목적으로도 많이 거래되고 있어 수요 층이 다양해진 것도 오피스텔 거래량 증가 요소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올해 1·2월 9억원 이상 오피스텔 거래량은 오피스텔 거래 통계가 집계된 2006년 이래로 역대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9억원 이상 오피스텔이 거래됐던 지역은 서울, 경기도, 부산뿐이었다. 이중 거래량이 가장 많았던 지역은 경기도로 61건의 거래가 이뤄졌다. 서울에서는 45건, 부산은 18건 등의 순이었다.

반면 오피스텔 소득 수익률(임대수익)은 오히려 감소했다. 상가정보연구소가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2월 전국 오피스텔 소득 수익률은 4.77% 지난해 동월 수익률 5.45% 대비 0.68%포인트 감소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수익률이 감소했지만 거래가 증가하고 상승률이 커진 이유는 "오피스텔을 실거주 목적으로 매입한 사람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광교에선 1년 새 3억원 '급등'…지방서도 수억원 가격 뛰어
이러한 실거주 수요에 맞게 건설사들도 발빠르게 대처했다. 아파트를 대체할 수 있도록 오피스텔을 신속하게 공급하면서 시장이 커진 것이다. 아파트는 주택법을 적용받다보니 분양가를 비롯해 각종 규제가 많은 반면, 건축법으로 지어지는 오피스텔은 비교적 공급이 빠르고 수월한 편이다. 원룸이 주를 이루던 오피스텔 시장은 아파트를 대체할 요량으로 방 2개 이상을 최근들어 공급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주거상품들은 시장에서 아파트와 같이 시세가 올랐다.

아파트의 전용면적 59㎡와 실사용면적이 비슷한 오피스텔 전용면적 84㎡의 경우 매매가가 상승하고 있다. 주거 선호지역에서는 가격 상승폭이 더 크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기도 수원시 광교신도시에 자리한 오피스텔인 '광교 힐스테이트 레이크' 전용 84㎡형은 지난 3월 8억7000만원에 거래가 됐다. 이는 전년 동월 거래가격인 5억4000만원 대비 3억 원 이상이 오른 가격이다. 대구시 수성구에 ‘범어 라온프라이빗’ 오피스텔 전용면적 84㎡는 최근 5억4400만 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단지의 분양가(3억3390만원)와 비교하면 2억원가량 오른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 시장에서는 전용면적 84㎡ 주거용 오피스텔은 사실상 아파트와 동일하다는 인식이 대부분이다"라며 "청약이나 가격에 부담을 느낀 신혼부부를 중심으로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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