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20주기를 맞아 범(汎)현대 오너 일가가 서울 청운동 정 명예회장의 옛 자택에 모였다.
현대가 가족들은 정 명예회장의 20주기를 하루 앞둔 지난 20일 오후 청운동 옛 자택에서 제사를 지냈다. 올해 제사는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참석자별로 시간대를 나눠 차례로 제사를 지내고 나오는 방식으로 간소하게 했다.
정 명예회장의 장손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사진)이 가장 먼저 자택을 찾았다. 정 회장은 부인인 정지선 씨와 함께 오후 4시30분께 도착해 고인을 기렸다. 이후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정성이 이노션 고문과 선두훈 대전선병원 이사장 부부,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도 잇따라 제사에 참석했다.
고(故) 정몽우 전 현대알루미늄 회장의 부인 이행자 여사와 며느리인 노현정 전 아나운서, 정일선 현대비앤지스틸 사장, 정몽일 현대기업금융 대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도 그 뒤를 이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제사에 불참했다.
현대차그룹은 20주기를 맞아 정 명예회장이 생전 거주하던 청운동 자택 내부 모습을 공개했다. 청운동 자택은 정 명예회장이 38년간 살았던 곳으로 현대가에 상징적인 장소다. 공개된 사진에는 1층 제사상을 중심으로 병풍 왼쪽에 정 명예회장의 어머니인 한성실 여사의 영정이 놓였다. 왼쪽 벽면에는 정 명예회장과 변중석 여사의 사진이 나란히 걸려 있다.
마당 채석에는 ‘인왕산의 양지로 볕이 잘 들고, 신선이 살 만큼 경치가 아릅답다’는 뜻의 ‘양산동천(陽山洞天)’, ‘남거 장호진이 유거하는 집’이라는 의미의 ‘남거유거(南渠幽居)’가 새겨져 있다. 청운동 자택은 2001년 정몽구 명예회장이 상속받아 2019년 정의선 회장에게 소유권을 넘겨줬다.
정의선 회장을 비롯한 현대가 가족들은 그룹별로 경기 하남시 창우동 선영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관계자는 “매년 기일마다 그룹별 임직원도 함께 선영을 찾아 참배했지만 코로나19 사태를 고려해 규모를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