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18위인 임성재(23·사진)가 ‘대회 톱랭커’라는 지위를 안고 첫 타이틀 방어에 나섰다.
19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가든스에서 개막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혼다클래식(총상금 700만달러)에 출전한 선수 중 임성재는 세계랭킹이 가장 높다. 대회 전 공개된 출전 명단에선 세계 15위 대니얼 버거(28·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세계랭커였다. 그러나 버거가 대회를 앞두고 갈비뼈 쪽 통증으로 기권해 임성재가 톱랭커로 올라섰다.
임성재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 PGA투어 첫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선수로는 PGA투어에서 우승한 일곱 번째 선수였다. 따라서 이번 대회에서 톱랭커 자격으로 타이틀 방어에 나선다. 임성재에 앞서 최경주(51) 양용은(49) 배상문(35) 노승열(30) 김시우(26) 강성훈(34) 등이 PGA투어에서 트로피를 들었지만 같은 대회에서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한국 선수는 아직 없다. 임성재는 “지난해 우승했을 때 너무 기뻐서 실감이 나지 않을 정도였다”며 “좋은 기억을 살려 다시 한번 승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도 임성재의 우승 가능성을 높게 점친다. PGA투어는 대회 전 자체적으로 전망한 ‘파워랭킹’에서 임성재를 우승 후보 3순위로 찍었다. 1순위는 버거, 2순위는 최근 2주 연속 준우승을 차지한 ‘백전노장’ 리 웨스트우드(48·잉글랜드)다. 세계랭킹 19위에 올라 있는 웨스트우드는 이번 대회 출전 선수 중 임성재 다음으로 세계랭킹이 높다.
임성재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 3라운드까지 2언더파를 적어내 선두에 3타 뒤진 공동 5위였다. 하지만 최종 라운드에서 4언더파를 몰아쳐 1타 차의 짜릿한 역전극을 연출했다. 특히 악명 높은 ‘베어 트랩’(15~17번홀)에서 버디-파-버디를 기록한 덕분에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대회 코스는 우승한 임성재에게도 나흘간 6언더파만 허락하는 등 ‘메이저급’ 난도를 자랑했다. 임성재는 “어려운 코스에서 실수를 안 할 자신이 있기 때문에 스코어가 좋지 않은 어려운 코스를 좋아한다”며 “바람도 많고 그린도 딱딱하며 워터해저드도 많다. 이렇게 어려운 코스가 나와 잘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1972년 출범한 혼다클래식에서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선수는 ‘황금곰’ 잭 니클라우스(81)가 유일하다. 그는 1977·1978년 정상에 올라 유일하게 대회 2연패에 성공한 선수로 남아 있다. 임성재는 “홀마다 실수하지 않도록 집중력을 발휘하겠다”고 다짐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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