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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인은 비대면 수업을 어떻게 하지?’···청각 장애인을 위한 ‘프롬히어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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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롬히어 프로젝트 주최자들. 김형석 씨(윗줄 왼쪽), 이재은 씨(윗줄 오른쪽), 강민지 씨(두번째 줄 왼쪽), 주소민 씨(두번째 줄 오른쪽), 박범학 씨(마지막 줄). (사진=주소민)

[한경잡앤조이=강홍민 기자/이윤서 대학생 기자] 코로나19로 대학생들의 라이프스타일이 크게 바뀌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강의가 온라인으로 대체되면서 혼란스러웠던 와중에 특별히 더 고충을 겪은 학생들이 있다. 바로 청각장애인 대학생들이다. 청각장애로 인해 자막이 없는 영상을 보며, 수업을 원활히 들을 수 없는 학우들의 학습환경 인식 제고를 위해 한양대학교 교육공학과 대학생 4명이 아름다운 취지의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From Here, From Hear 프로젝트’는 2020년 9월 19일에 김형석(한양대 교육공학과 3), 이재은(한양대 교육공학과 3), 강민지(한양대 교육공학과 3), 박범학(한양대 교육공학과 3), 주소민(한양대 교육공학과 2)씨가 시작한 프로젝트다. 팀 내에서 디자인을 담당한 이재은 씨, 프로젝트 SNS 관리 및 홍보 담당 강민지 씨와 기획 담당 주소민 씨와 함께 청각장애인을 위한 ‘From Here, From Hear 프로젝트’에 대해 들어봤다.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
주소민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익명으로 올라온 게시물이 '프롬히어' 프로젝트 시작의 발단이었다. 그 짧은 글은 “청각 장애인인데 죽고 싶다” 라는 제목으로 이목을 끌었다. 작성자는 코로나19가 가져온 비대면 학습 상황에서 청각 장애로 인해 갖는 불편함을 토로했다. 글을 읽으면서, 청각 장애 학생들이 비장애 학생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학습 환경, 조건에 놓여있음은 인지하고 있었지만, 문제를 들여다보고 개선해볼 만큼 적극적이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청각 장애 학생들의 학습환경을 개선하는 것은 사람들이 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해 이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됐다.”


△프롬히어 프로젝트 시작 계기가 된 해당 한양대 에브리타임 게시글. (사진=에브리타임)

프로젝트 활동 내용은 무엇이었나
강민지
“먼저 경제적으로 소외된 청각장애인들에게 경제적 후원을 담당하고 있는 ‘사랑의 달팽이’에 전달할 후원금을 모집했다. 후원금 모집을 위해 수어 캘린더 및 스티커 굿즈를 제작했고, 텀블벅에 업로드해 모금을 진행했다. 처음에 50만원을 펀딩 목표금액으로 설정했는데, 펀딩 시작 바로 다음날 펀딩 목표금액을 채웠다. 최종적으로는 많은 분들의 관심 덕에 펀딩 성공 268%, 총 1,341,000원을 모금했다.”


△프롬히어 프로젝트 주최자들이 받은 ‘사랑의 달팽이‘ 후원증서. (사진=강민지 제공)

이재은 “후원금 창출을 위해 굿즈를 수제작해 판매했는데, 사람들의 관심과 참여를 최대한 이끌 수 있고, 제작비용이 비교적 저렴해 접근성이 높은 핸디 캘린더로 굿즈로 제작했다.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인 텀블벅 홈페이지에 이를 올려 종이 캘린더 뒷면에 간단한 수어 일러스트와 해당 손모양의 뜻까지 적어 감각적인 디자인을 선보이는 ’프롬히어 캘린더 세트‘를 판매했다. 주요 수요층은 20대 대학생이었으며, 구매자 분들 중 청각장애인 분들도 많이 있었다.”

△(위)프롬히어 프로젝트에서 판매된 수어 캘린더. (사진=강민지) / (아래)캘린더 세트에 포함돼 판매된 프롬히어 프로젝트 미니 스티커와 (왼쪽) 꾸미기 스티커 (오른쪽). (사진=프롬히어 프로젝트 텀블벅)

주소민 “프롬히어 프로젝트 활동 중 청각장애인 관련 굿즈 판매와 함께 또 다른 주축을 이뤘던 활동은 청각장애인 인식 제고를 위한 카드뉴스 제작이었다. 프롬히어 프로젝트 인스타그램 (@fromhere_fromhear) 계정에는 ’청각 장애 대학생의 학습 환경 알리기‘, ’도움이 미미한 보조기기와 지원‘, ’청각 장애, 바로 알자!‘ 등 청각장애인 학생들의 실태와 프로젝트를 홍보하는 다수의 카드뉴스들이 업로드 돼 있다. 이는 프로젝트 시작과 함께 꾸준히 모아둔 자료와 청각 장애 대학생 인력지원도우미 활동을 경험한 적 있는 관계자와 함께 진행한 인터뷰 내용을 토대로 제작한 것으로, 지속적인 관심 유발과 정보 전달을 위해 일주일에 3개의 게시물을 꾸준히 업로드했다.”


△프롬히어 프로젝트에 게시된 카드뉴스. (사진=프롬히어 프로젝트 인스타그램 계정)

학생들의 반응은 어땠나
이재은
“감사하게도 생각보다 많은 학생들이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부분이라며 큰 관심을 보여줬다. 펀딩의 성공률에서도 나타나는 부분이지만 프로젝트 진행 전과 후에 한양대 커뮤니티에 프로젝트 홍보 게시물을 올렸었는데, HOT 게시판에 올라가기도 했다. 그리고 인스타그램으로 청각 장애 작가로 활동하시는 분께서 직접 연락을 주셔서 응원의 메시지도 보내주셨고, 실제 청각 장애 학생 분께서도 고맙다고 해주셔서 매우 뿌듯했던 기억이 있다.”


△프롬히어 프로젝트 인스타그램 계정 인사이트 분석 결과(사진=주소민)

프로젝트를 끝내면서 기분은 어땠나
강민지
“사실 처음에는 문제의식을 행동으로 실천해 나가는 것에 대해 막연한 설렘을 가졌던 것 같다. 하지만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우리가 응원 받고 있는 만큼 프로젝트에 주력을 다하고, 프로젝트를 지속해 나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과분한 칭찬을 받는 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분명 미약할지라도 프롬히어 프로젝트에 관심을 가져주신 분들께 작은 울림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나 역시 청각 장애에 대한 꾸준한 관심 및 변화를 위해 지금처럼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노력할 것이다.”

이재은 “저희 프로젝트가 청각장애 학생들이 겪고 있는 삶을 사회에 전달함으로써 사람들의 인식을 높이는 연결다리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었다면 그것만으로 길고 길었던 회의와 준비 과정의 고충은 사라질 만큼 기쁠 것 같다.(웃음) 앞으로 이 프로젝트를 접하게 될 모든 분들의 마음속에 개인적인 변화가 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
주소민
“프로젝트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사람들이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도록 하는 방법에 대해 좀 더 고민해볼 생각이다. 그리고 한양대 장애대학생 지원사업의 일환인 학생 도우미(일반 교육지원인력)에 지원해볼 생각이다.”

강민지 “학생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해 역량을 최대로 끌어낼 수 있는 학습환경을 만들고 싶다. 이 꿈을 위해 이번 학기부터 실내건축디자인과를 다중전공 하게 되었고, 학습환경 개선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전문가가 되기 위한 준비를 할 생각이다.”

이재은 “발달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봉사 동아리를 오래전부터 관심을 갖고 살펴보고 있는데, 여유가 된다면 참여해보고 싶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장애 학생 도우미를 지원해 실제 장애 학생과 교류하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다.”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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