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종합 자동차 전장(전기장치) 사업자로 거듭난다. 헤드램프 기업 ZKW 인수, 전기차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 합작법인 설립에 이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합작법인(JV) '알루토' 출범으로 전장사업 '삼각편대'가 완성되면서다.
15일(현지시간) 알루토는 온라인 출범식을 통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장 진출을 공식적으로 알렸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본사를 둔 알루토는 LG전자가 51%, 스위스 소프트웨어 업체 룩소프트가 49%를 투자해 설립된 JV다.
애덤 울웨이 알루토 초대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미래 모빌리티의 거대한 변화는 한편으로는 큰 도전"이라며 "다른 한편으로는 수백만 명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엄청난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미래 모빌리티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 등 3요소가 잘 섞여 활발한 상호작용이 이뤄져야 한다"며 "미래에 거실과 방 등 개인적인 공간부터 사무실, 회의실, 스튜디오, 개인극장, 쇼핑몰까지 모든 공간이 자동차 안에서 재정립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알루토는 LG전자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웹OS 오토' 플랫폼을 기반으로 디지털 조종석 및 좌석 엔터테인먼트(PSE), 승용차 호출 시스템 등을 상품화하고 신사업 기회를 발굴할 계획이다.
LG전자가 최근 집중하고 있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은 전기차의 두뇌 역할을 한다. 향후 자율주행 기술의 고도화에 따라 자동차가 하나의 '문화·생활공간'으로 거듭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이 있어야 가전제품화된 전기차를 제대로 제어할 수 있어서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마켓 인사이츠에 따르면 차량용 운영체제(OS) 시장은 2019년 약 4조9000억원(45억달러)에서 오는 2026년 약 13조원(120억달러)으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웹OS 오토를 내세워 글로벌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인데, 이를 적극 활용할 알루토와의 향후 시너지가 주목되는 이유다.
LG전자는 2019년 리눅스 OS 기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을 개발하며 소프트웨어(SW) 사업에서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2월엔 차량용 정보안내(CID)와 공동 운전자 디스플레이를 포함한 다양한 서비스를 지원하는 웹OS 오토 2.0도 출시했다. 웹OS오토는 클라우드 지원 강화 등으로 커넥티드카의 '허브'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2013년 VS사업본부(당시 VC사업본부)를 신설하며 오랜 적자에도 불구 자동차 부품 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점찍고 준비해왔다. 2018년엔 프리미엄 헤드램프 시장 세계 5위권 ZKW를 인수했고, 2019년 말엔 VS사업본부 내 차량용 램프 기업을 ZKW로 이관해 통합했다.
지난해 말엔 폭넓은 유럽 고객사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세계 3위 자동차부품 업체 마그나와의 합작사 '엘지 마그나 이파워트레인' 설립을 발표했다. 오는 7월 출범을 앞두고 있다. JV에서 발생하는 매출은 모두 VS사업본부 매출에 포함된다. 여기에 알루토의 출범으로 인포테인먼트, 차량용 램프, 파워트레인 등 전장 사업 '삼각편대'가 만들어졌다는 게 LG전자 측의 설명이다.
증권가는 LG전자의 VS사업본부가 올 하반기 처음으로 흑자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전, TV에 이어 매출 규모 3번째 사업본부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분석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인공지능(AI)·IoT 투자 확대로 VS사업본부의 경쟁력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알루토의 출범은 LG전자뿐만 아니라 LG화학(전기차 배터리) LG이노텍(차량용 모터·통신모듈) LG디스플레이(차량용 디스플레이) 등 전장 사업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LG그룹 전반에서도 큰 시너지가 예상된다. 전장 사업은 2018년 취임한 구광모 LG 회장이 미래 먹거리 사업로 점찍은 분야 중 하나다.
이날 진행된 알루토 출범식엔 Qt컴퍼니, 퀄컴, 마이크로소프트 등 알루토의 협력사들도 참석했다. △자동차 내 디지털, 소비자 단위의 사용자 경험(UX) 구현 △차량으로 옮겨가는 거실 △성공적인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플랫폼을 위한 강력한 파트너십 구축 등과 관련한 대화가 이뤄졌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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