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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사에서 미국 SPAC 워런트 투자가 가능하다고? [허란의 해외주식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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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란의 해외주식2.0'은 파괴적인 혁신기업의 핵심 사업모델을 분석해 인사이트를 발견합니다. 유튜브채널 '주코노미TV'에서 영상으로 먼저 만날 수 있습니다.

국내와 달리 미국에선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시장이 왜 이렇게 뜨거울까요?

미국 스팩제도의 특징이 요인으로 꼽히는데요. 국내 스팩과 미국 스팩의 차이점은 크게 3가지를 꼽을 수 있습니다. 국내 스팩주식은 보통주만 있지만 미국 스팩은 유닛, 보통주, 워런트로 구분됩니다. 또 미국에선 상장된 이후에도 사모로 투자할 수 있는 ‘상장지분 사모투자(PIPE)’라는 제도가 허용됩니다. 마지막으로 국내와 달리 미국에선 별도의 스팩 상장 심사가 없습니다.

이런 차이점 때문에 미국 스팩 시장이 이렇게 뜨겁게 달아오를 수 있었는데요. 그만큼 리스크도 따릅니다. 오늘은 스팩 투자 세 번째 시리즈로, 스팩의 3가지 종류, 워런트 투자법과 스팩 투자시 유의할 점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대부분의 미국 스팩은 기업공개(IPO) 할 때 보통주가 아닌 유닛(Unit) 형태로 상장합니다. 유닛은 보통주 1개와 워런트(Warrant)가 포함되는데요.

워런트는 일정 기한이 지난 후 행사가격에서 보통주를 살 수 있는 권리를 말합니다. 우리 말로는 주식매수청구권으로 불립니다. 파생상품인 콜옵션과 비슷한 개념이지만, 옵션과 달리 특정 기한이 지나면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스팩은 처음엔 유닛으로 거래되다가 IPO 이후 52일이 지나면 보통주와 워런트로 분할이 가능합니다. 자동으로 분할 되는 것은 아니고, 유닛 주주가 미국 거래 증권사에 연락해 유닛을 보통주와 워런트로 분할 신청을 해야합니다.


쪼개지 않은 스팩 유닛은 합병이 완료될까지 보통주, 워런트와 함께 계속 거래됩니다. 예를 들어 스타보드밸류액퀴지션의 스팩 유닛은 티커 뒤에 U를 붙여 SVACU로 표기됩니다. 쪼개진 경우 보통주는 SVAC, 워런트는 SVACW로 거래됩니다. 워런트 티커 표기는 +, WT, WS, W 등 미국 증권사마다 다릅니다.

앞서 유닛은 보통주 1주에 워런트가 포함돼 있다고 말씀 드렸는데요. 유닛 1개당 4분의 1, 2분의 1, 3분의 1 워런트를 제공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가끔 1개의 전체 워런트를 제공하는 스팩도 있습니다. 규모가 큰 스팩일수록 더 적은 워런트를 제공하고 작은 스팩일수록 전체 워런트를 제공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워런트가 일종의 인센티브이기 때문입니다.

정보업체 스팩트랙에 가면 스팩정보를 엑셀파일 형태로 정리해놨는데요. 예를 들어 스타보드밸류액퀴지션의 스팩 SVAC의 경우, U[1/6 W]라고 표시돼 있습니다. 유닛당 1개의 보통주와 1/6개의 워런트로 구성돼 있다는 의미입니다. 워런트는 소수점으로는 행사할 수 없기 때문에 이 경우 워런트 1개를 행사하려면 유닛 6개를 사야합니다.


워런트 정보를 보면 W[1:1, $11.5]라고 표시돼 있는데요. 앞부분은 워런트와 보통주의 교환비율을, 뒷부분은 워런트 행사가격을 의미합니다. 즉 워런트 1개를 보통주로 전환할 때 11.5달러를 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스팩마다 워런트 조건이 다르긴 하지만 대체로 교환비율은 1대1이고 워런트 행사가격은 공모가 10달러 대비 15% 높은 11.5달러입니다.

현재 국내 증권사 온라인 계좌에서는 미국 스팩 투자시 보통주와 유닛만 사고 팔 수 있습니다. 워런트는 아예 찾아볼 수 없습니다.

법적으로 워런트 투자가 불가한 것은 아니지만, 키움증권 삼성증권 등 국내 증권사들은 주가 변동성이 심한데다 매매정보가 수신되는 데이터가 불안정하기 때문에 워런트 온라인 매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 않고 있습니다.

또 국내에서는 스팩이 IPO한지 52일 이후 유닛을 보통주와 워런트로 쪼개는 분할 신청을 미국 증권사에 별도로 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럼 국내 투자자들은 워런트 투자가 불가능한 걸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유닛 주식은 합병이 완료되고 합병대상 기업 티커로 재상장 할 때 자동으로 보통주와 워런트로 쪼개집니다. 예를 들어 헬스케어기업 버터플라이네트워크와 합병한 스팩 롱뷰액퀴지션의 유닛(LGVWU)을 보유하고 있었다면, 이론상 2월16일 뉴욕증권거래소에 재상장된 버터플라이네트워크 보통주(BFLY)와 워런트(BFLY.WS)를 각각 보유하게 됩니다.


하지만 국내 투자자들은 예탁결제원에서 일괄 지급처리를 하기 때문에 며칠의 시차가 발생하는데요. 예를 들어 로즈타운모터스(RIDE) 종목은 지난해 현지시간 10월23일 효력이 발생한지 3영업일 이후인 국내시간 10월28일에 고객 계좌에 보통주와 워런트가 지급처리 됐습니다.

이렇게 워런트를 보유하게 된 국내 투자자들은 키움증권과 삼성증권의 경우 이메일을 보내거나 지점에서 신청하면 각사가 제휴를 맺고 있는 미국 증권사를 통해 보유 워런트를 파는 것은 가능합니다. 이때에도 워런트를 사는 것은 안되고요.

또 증권사 지점에서 워런트 행사기간에 워런트를 보통주로 전환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이후 예탁결제원을 통해 워런트를 보통주로 전환하는 데는 로즈타운모터스의 경우 약 5영업일이 소요됐습니다.
유닛 vs 보통주

그럼 국내 증권사를 통해 스팩에 투자할 때 유닛과 보통주 가운데 무엇을 살지 고민이 되는데요. 대체로 유닛 주가는 워런트가 포함돼 있기 때문에 보통주보다 비싸게 거래됩니다.
버터플라이네트워크와 합병한 롱뷰액퀴지션(LGVW)를 가지고 설명을 드려볼게요.

지난달 16일 버터플라이네트워크가 재상장하기 직전 기준, LGVW 보통주 주가는 23.05달러, 유닛은 26.06달러, 워런트는 9.07달러였습니다. 공모가 대비 주가가 2배 이상 올랐죠. 워런트 가격도 스팩 초기의 워런트가 보통 1달러 안팎인 것에 비하면 크게 올랐습니다.


이 스팩은 유닛당 3분의 1 워런트가 포함됐습니다. 워런트와 보통주 교환비율은 1대1, 워런트행사가격은 11.5달러입니다.

이제 워런트의 내재가치를 계산해 유닛이나 워런트가 보통주 대비 얼마나 저평가 혹은 고평가 돼 있는지를 알아보겠습니다.

워런트 내재가치는 보통주 주가에서 워런트 행사가를 뺀 값을, 워런트 교환비율로 나누면 됩니다. 이 경우 (23.05달러-11.5달러)/1=11.55달러가 워런트 내재가치가 됩니다. 워런트 거래가격 9.07달러와 비교하면 워런트가 저평가 돼 있다고 볼 수 있겠죠.


유닛의 경우도 살펴볼게요. 유닛당 3분의 1 워런트가 포함돼 있기 때문에, 유닛 3개면 워런트 1개를 받을 수 있게 되는데요. 이날 기준 유닛 3개의 가격은 26.06달러X3=78.18달러로, 보통주 3개 가격과 워런트 1개 가격의 합인 78.22달러 보다 소폭 낮습니다.


미국 투자자라면 이날 워런트를 9.07달러에 사서 11.5달러를 주고 보통주로 전환하는데 비용이 20.57달러 듭니다. 보통주 1주를 23.05달러에 사는 것보다 주당 2.48달러 이익인 셈입니다.


국내 투자자는 워런트만 따로 살 수 없기 때문에 유닛을 산 뒤 합병완료 이후 워런트를 보통주로전환해 수익을 노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설명한 이 공식은 시간비용을 고려하고 있지 않습니다. 미국 투자자라도 워런트를 보통주로 전환하려면 증권사에 신청하는데 시간이 들고 그 사이 가격 변동성을 감수해야 하겠죠. 여기에 유닛 투자자들은 워런트 행사를 당장 할 수 없다는 리스크까지 떠안아야 합니다.

전문가들도 합병 이후 기업실적이 계속 성장할만한 유망 기업일 경우 유닛이나 워런트 투자를 할 것을 조언합니다. 보통주를 싸게 살 수 있기 때문이죠.

아무리 전도유망한 기업일지라도 주가가 계속 상승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보통주로 전환하려는 워런트 행사기간이 도래하면, 합병 이후 주가가 워런트 행사가 밑으로 떨어지는 경우는 매우 흔합니다. 하지만 스팩합병 이후 극심한 주가 변동성을 보인 뒤 주가는 곧 기업의 적정 가치로 회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워런트가 휴지조각?

워런트는 좀더 할인된 가격에 스팩 주식을 사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됩니다. 미국 내에선 스팩 보통주가 급등할 때 워런트를 투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워런트 가격은 보통 1~2달러로 거래되지만 유명 스폰서가 참여하는 스팩은 인기가 높기 때문에 유닛 분할 시 워런트 가격이 급등하게 됩니다.

하지만 워런트는 휴지조각이 될 위험도 있습니다. 첫 번째는 스팩주식이 합병회사를 찾지 못해 청산될 경우입니다. 대략 20%의 스팩이 합병 대상을 찾지 못해 청산되고 있습니다.


보통 워런트 행사기간은 스팩마다 다르기 때문에 개별 S-1 문서를 확인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합병 완료 후 한달 후부터 회사가 정한 기간 안에 워런트를 행사하거나 팔아야 합니다.

합병 공시후 1~2개월 후 시점이 리코드데이트(Record Date)로, 해당 시점의 스팩 주주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합병 찬성 혹은 반대 투표를 할 수 있습니다. 리코드데이트 3영업일 전에 스팩 주식을 매수한 경우 워런트를 행사할 수 있으나 그 이후에 매수한 스팩 주식에 대해서는 워런트를 행사할 수 없습니다.


워런트 행사기한은 이론적으로는 5년이지만, 회사가 워런트 조기상환 계획을 공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워런트가 휴지 조각이 될 수 있는 두 번째 위험으로 꼽힙니다.

조기상환 조항도 회사마다 다르지만, 보통은 18달러 이상 오를 경우, 30일 이내에 워런트를 행사해야 합니다. 합병당시 조기상환 가격을 초과하는 경우, 합병 후 60일 안에 워런트를 행사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조기상환은 회사가 워런트 행사를 강제하기 위한 장치인데요. 워런트가 행사될수록 주가는 희석되지만 회사는 그만큼 자본을 조달하게 됩니다.
PIPE

지금까지 워런트 투자법과 유의점을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미국 스팩의 차별점 두 번째로는 PIPE가 꼽힙니다. 미국에선 국내와 달리 스팩 IPO 이후에도 상장지분에 사모투자할 수 있는 PIPE(Private Investment in Public Equity)가 허용됩니다. 스팩은 PIPE를 통해 부족한 기업인수 자금을 더 모을 수 있습니다. 차마스 팔리하피티야가 이끄는 벤처캐피탈 소셜캐피탈처럼 유력 스폰서가 PIPE를 약정했다는 소식은 스팩 몸값을 올리는 호재로 작용합니다.

하지만 대상기업과 합병이 완료된 이후에는 PIPE 물량이 락업(lock-up) 해제일에 시장에 대거 풀리면서 주가가 급락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주의를 해야 합니다.

이 밖에도 스팩 주식은 주가 변동성이 확 커지는 시기가 있습니다. 보통 인수의향서(LOI)와 합병협약(DA) 발표 직후 주가 상승폭이 크기 때문에 단기 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은 이때 매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팩의 최대 호재가 합병인 만큼 합병대상 기업이 확정되면 오히려 주가는 빠지게 됩니다.

합병 완료 직전에도 주가 변동성이 커지는데요. 합병 일이 가까울 수록 공모가가 아니라 대상기업의 기업가치에 따라 주가 향방이 갈립니다. 유망한 기업일수록 주가가 오르고 유망한 기업이 아닐수록 주가는 하락하게 됩니다.

미국은 스팩 합병 관련 심사기관이 따로 존재하지 않고 SEC에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검토를 진행하는데, 주주들의 권리가 침해되지 않도록 하는 정도입니다.

업계 전문가들은 미국에서 별도의 심사 과정이 없기 때문에 전기차, 배터리, 우주항공산업 등 4차산업 분야 M&A에 투자하는 스팩이 재빠르게 상장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니콜라 사례처럼 공매도 투자자가 사기 의혹을 폭로한 후 창업자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주가가 폭락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또 적자상태의 스타트업이 상장해 주가가 합병 이후 지지부진한 경우도 많습니다.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인수합병(M&A) 시장에 올라탈 수 있는 기회인 만큼 위험성을 충분히 알고 투자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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