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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해서 특별한 가족의 힘…'미나리'엔 '기생충'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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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삭 감독의 영화 ‘미나리’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에 이어 1년 만에 오스카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까. 미나리의 미국 아카데미 수상 가능성에 국내외 영화계 관계자는 물론 관객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해외 주요 매체들은 미나리가 작품상, 여우조연상 등 후보에 오를 것이란 예측을 잇달아 내놓았다. 미나리는 미국 골든글로브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을 비롯해 지금까지 총 90관왕에 올랐다. 아카데미에서 작품상을 포함해 4관왕의 영예를 안았던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도 앞서 골든글로브에서 같은 상을 받았다. 기생충과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으며, 전 세계가 열광하는 이유 또한 비슷하다는 점에서 미나리의 오스카 쾌거에 대한 기대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기생충’처럼 한국적 특성 강해
미나리는 한국계 미국인인 정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아메리칸 드림을 안고 미국으로 이주한 제이콥(스티븐 연 분)과 모니카(한예리 분) 가족의 이야기를 담았다. 오스카 예측 전문 사이트 ‘골드더비’는 지난 12일 미나리가 아카데미에서 주요 부문 후보에 대거 오를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각본상, 음악상 등 총 8개 부문을 꼽았다. 오스카에서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던 기생충을 능가하거나 비슷한 성적을 낼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해외에선 미나리를 기생충만큼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하고 있다. 데드라인할리우드데일리도 “기생충에 이어 오스카에서 주목할 작품”으로 꼽았다. 두 작품은 색깔 자체가 전혀 다르다. 기생충은 한국 감독, 한국 제작사가 만든 한국 작품인 반면 미나리는 한국계 미국인, 미국 제작사가 만든 미국 영화라는 점부터 다르다. 하지만 해외 평단과 관객은 두 작품의 ‘다른 듯 비슷한’ 점에 열띤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우선 두 영화는 한국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지극히 한국적 소재를 활용했다. 기생충엔 ‘반지하’라는 한국만의 특수한 공간과 ‘짜파구리’ 등 한국 사람만 아는 음식이 나온다. 미나리도 마찬가지다. 한국인이 즐겨 먹는 미나리와 고춧가루 등이 나온다. 배우 윤여정이 연기한 순자 캐릭터는 한국 할머니의 특성을 잘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순자가 손자에게 화투를 가르쳐주고 욕도 시원하게 하는 모습에는 정겨우면서도 독특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메타포의 향연·샤머니즘 요소도 호평
두 작품 모두 다른 영화에 비해 유독 ‘메타포(은유)’가 강하게 흐르는 점도 비슷하다. 기생충은 계단, 냄새 등으로 빈부 격차와 계급 문제를 드러냈다. 미나리는 다양한 메타포를 활용해 이민자의 끈질긴 생명력을 강조한다. 어디서든 잘 자라는 미나리, 연약해 보여도 힘차게 뛰는 아이의 심장, 척박한 땅 위에 흐르는 물 등이다.

두 작품에 모두 샤머니즘적 요소가 들어간 점도 호기심을 자극한다. 기생충엔 커다란 수석이 기택(송강호 분)의 집에 온 순간부터 새로운 사건이 시작된다. 미나리엔 교회 이야기도 나오지만 중간중간 샤머니즘적 요소가 가미됐다. 강유정 영화평론가는 “십자가를 짊어지고 가는 폴이라는 인물이 나오는데, 종교적 의미보다 신비로운 한국의 샤머니즘과 연결된다”며 “모니카가 폴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고 친밀감을 느끼는 것도 기복 신앙의 영향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나리는 기생충과 비슷하지만 또 다른 기록을 남길 것이란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기생충이 아쉽게도 받지 못한 연기상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 주요 매체들은 윤여정, 스티븐 연, 한예리 등의 연기상 수상을 점치고 있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다음달 25일 열린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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