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복지재단은 15일 각각 36년과 24년간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에게 무료로 반찬을 나눠준 우영순 씨(73·왼쪽)와 이상기 씨(60·오른쪽)에게 ‘LG 의인상’을 수여한다고 발표했다.
우씨는 대구에서 36년간 형편이 어려운 이웃을 위한 반찬 나눔, 무료급식, 재난구호 등의 봉사활동을 해왔다. 지역 복지관에서 매주 나흘 이상 독거노인과 장애인에게 나눠줄 100인분의 반찬을 만들었다. 한 달에 서너 번씩 복지관 무료급식소에서 350인분의 식사도 마련했다. 대구지역에서 일어난 2003년 지하철 화재 참사, 2005년 서문시장 화재 등 재난 현장에서도 빠지지 않고 급식 봉사활동을 벌였다.
1985년 친구와 함께 대한적십자사 봉사회에 가입한 것을 계기로 봉사활동에 적극 참여하게 됐다는 게 우씨의 설명이다. 함께 봉사활동을 시작한 친구 중 현재 우씨만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LG복지재단은 우씨가 수술치료를 받을 때와 대구 전역에 코로나19가 확산됐던 지난해 두 달 외에는 봉사를 쉰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은퇴한 우씨의 남편도 15년 전부터 반찬 봉사에 동참하고 있다. 우씨는 “음식을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내가 할 수 있는 봉사가 반찬 봉사였다”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여든 살이 넘어서도 계속 활동하고 싶다”고 말했다.
경기 시흥시에서 지역봉사단체인 나눔자리문화공동체를 이끌고 있는 이씨 역시 반찬봉사로 유명하다. 1997년부터 24년째 휴일을 포함해 매일 반찬을 만들어 사정이 어려운 50여 가구의 이웃에게 무료로 전달하고 있다. 현재까지 총 2만 가구가 넘는 어려운 이웃들이 도움을 받았다. 2009년부터는 지역봉사단체를 직접 만들어 ‘반찬나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에게 봉사는 몸에 밴 습관이다. 천주교 신자로 어릴 때부터 성당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1985년부터 충북 음성군 꽃동네 노인요양원에서 독거노인들에게 음식을 대접했던 것을 계기로 반찬 나눔을 시작했다. 그는 매일 아침 6시면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최소 하루 8시간씩 50여 가구에 나눠줄 반찬을 만들고 배달까지 한다. 정부의 일부 지원금 외에는 모두 자원봉사자의 기부와 후원으로 이뤄지며 추가 비용은 이씨가 사비로 내는 경우도 많다. 이씨는 “큰아들이 용돈을 주면 다 반찬 만드는 데 쓴다고 속상해하기도 하지만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라며 “직접 만든 반찬으로 어려운 이웃들이 끼니를 거르지 않는 것만 봐도 행복하다”고 말했다.
LG 의인상은 2015년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고(故) 구본무 회장의 뜻을 반영해 제정됐다. 구광모 대표 취임 이후에는 사회 곳곳에서 이웃과 사회를 위해 묵묵히 봉사하는 일반 시민으로 수상 범위를 확대했다. LG 의인상을 받은 사람은 총 142명이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