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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여아 친모 끝까지 '모르쇠'…거짓말탐지기도 안 통했다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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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구미 한 빈집에 6개월 동안 방치돼 숨진 3세 여아 사건과 관련, 경찰이 거짓말탐지기까지 동원해 친모인 석모(48)씨를 조사했지만 친부를 확인할만한 단서는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구미경찰서는 석씨가 2018년 3월 숨진 여아를 출산했을 것으로 보고 석씨의 통화기록 등을 토대로 2017년 상반기경 만남을 가진 남성을 찾고 있다.

석씨는 경북경찰청 과학수사과에서 받은 거짓말탐지기 검사에서 주요 질문에 거짓으로 답했다는 반응이 나왔다. 석씨는 '아기를 낳은 적이 있나요'라는 질문에도 거짓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석씨는 조사과정에서 횡설수설하는 모습을 보여 거짓말탐지기로 판단이 어려운 부분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유전자(DNA) 검사 결과 경북 구미 빌라에 수개월 방치돼 숨진 3세 여아 친모가 당초 외할머니로 알려진 석씨로 밝혀졌다. 경찰은 아이의 친부를 찾기 위해 석씨의 내연남에 대한 DNA 검사를 실시했으나 친자관계가 '불일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 구미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이 남성 이외에 석씨 주변의 또 다른 남성 한 명을 추가로 불러 DNA 검사를 진행했지만 이 남성 역시 DNA가 일치하지 않았다.

경찰은 석씨의 남편인 A씨가 친부가 아니라는 것도 확인했다.

DNA 검사 결과를 토대로 여아 살인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갈 예정이던 경찰 수사는 현재 미궁에 빠진 상황이다. 경찰은 석씨를 상대로 추가 조사를 통해 친부를 확인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현재 경찰은 2017년 상반기경 석씨와 만남을 가진 제3의 남성을 찾고 있다.

구미경찰서는 석씨가 자신이 낳은 아이와 딸 김모씨(22)가 낳은 아이를 바꿔치기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임신과 출산을 한 데다 모녀가 모두 딸을 낳아 김씨조차 이 사실을 알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이 이 같은 사실을 구속된 석씨의 딸 김씨에게 알려줬지만 김씨는 이 사실을 믿지 못했다고 한다.

김씨는 출산 뒤 산후조리원을 거쳐 친정에 아이를 맡긴 후 몸조리를 했다. 경찰은 부적절한 관계로 임신했다는 사실을 숨겨온 석씨가 자신이 낳은 아이를 손녀로 바꿔치기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추측하고 있다.

경찰은 석씨가 그동안 임신 사실을 숨겨왔을 것이고, 출산과 출생 기록을 남기지 않기 위해 산파 등 민간 시설을 이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또 출산하고 난 뒤에는 위탁모 등에게 아기를 맡겼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김씨가 낳은 아이는 출생신고가 돼 있지만 석씨의 출산 기록과 출생신고는 없는 점에 주목하고 구미시와 공조해 민간 산파와 위탁모를 찾고 있다.

김씨는 10대 후반에 집을 나가 동거하면서 부모와 사실상 인연을 끊은 사이였다고 한다.

같은 빌라의 2층과 3층에 살았지만, 왕래가 없었고 김씨가 작년 8월 초 3세 여아를 놔두고 이사한 지 6개월 만에 건물주 요청에 따라 부모가 지난달 10일 찾아갔다가 숨진 여아를 발견했다.

검찰은 지난 10일 김씨를 살인 및 아동복지법 위반(아동방임) 등 혐의로 기소했다. 자신의 딸이 아니지만, 당시 보호자 위치에서 방치해 굶어 숨지게 한 점에서 살인 혐의를 그대로 적용했다.

김씨는 경찰에서 아이를 방치한 이유에 대해 "전 남편 아이라 보기 싫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아이를 버리고 이사를 간 같은 달 말 남자아이를 출산했다.

석모씨의 남편 A씨는 아내의 임신과 출산을 전혀 몰랐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미경찰서에 따르면 A씨는 참고인 조사에서 아내가 임신과 출산을 한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두 사람이 같은 집에서 살았지만 돈독하지 않은 사이라서 이런 상황이 연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또 지난 8일부터 프로파일러 3명을 투입해 석씨의 범행 내용을 파악하려 했으나 지금까지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석씨는 '신생아 바꿔치기'를 하지 않았고, 자신은 딸을 낳은 적이 없다며 끝까지 관련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앞서 피해 아동의 사진이 공개되면서 미스터리는 더 증폭되고 있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피해 아동에게서 별다른 학대 정황이 발견되지 않기 때문이다.

입양 후 부모의 학대로 숨진 이른바 '정인의 사건'의 정인이는 과거 사진에서 멍 자국이 발견되거나 검게 변한 얼굴 등으로 학대 정황이 다수 발견됐었다.

공개된 사진과 영상을 보면 피해 아동은 영양상태도 좋아 보이며 부모가 아이와 놀아주며 즐거워하는 장면도 있었다. 옷도 깔끔하고 집안 상태도 청결해 보인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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